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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하면 최고자리는 더욱 빛난다.

기업이나 상품도 마찬가지다.

우리기업들이 세계화 일류화를 지향하며 최고제품을 만들려는 것도 개방의
파고를 이겨내고 21세기에 떳떳하게 생존하기 위해서다.

이제 세계적인 기업들과 최고자리를 다투며 경쟁하는 업체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대기업은 중공업, 중소기업은 경공업분야에서 세계최고로 발돋움하고
있다.

세계속에 한국의 힘과 혼을 심고 있는 이들업체와 제품을 알아본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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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백56메가D램을 개발한 것은 우리기술이 메모리
반도체분야에서 세계으뜸임을 분명히 한 사례이다.

이기술은 메모리분야의 선발업체인 일본의 NEC나 히타치보다 1년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25억1천만달러어치의 메모리반도체를 생산, 23억7천만달러의
일본 히타치를 제치고 이부문 세계1위의 공급업체로 올랐다.

올해엔 이규모가 47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반도체시장에 뛰어든지 10년만에 질과 양면에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기초기술이 부족하고 장비 소재등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최첨단
기술을 개발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둘수 있다.

삼성의 값진 결실은 과감한 투자에 따른 것이다.

연구원들의 집념과 의욕도 한몫했다.

삼성은 2백56메가D램의 개발에 2년6개월동안 1천2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양산에 들어가기 위해선 조대의 설비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 사업이다.

포항제철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업체로 꼽힌다.

포철의 조강연산능력은 광양 1천1백40만t, 포항 9백40만t등 총 2천80만t
규모이다.

생산능력면에서 일본의 신일본제철에 이어 두번째이다.

후판 냉연 조선용강판등 범용제품의 경우 가격 품질면에서 세계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개발초기단계부터 "철강입국"의 기치를 내걸고 국가차원의 노력을
기울였던게 주효해 영일만의 기적을 일구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지금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조선분야에서 세계최고를 달리는 기업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가 지난 22년동안 세계 30여개국 1백30여선주에게 인도한 선박은
5백70여척, 3천7백70만GT규모이다.

평균 10일에 한척꼴로 선박을 건조, 전세계 선박의 10%정도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는 현재 울산공장에 7개의 도크를 보유, 연산 2백50만GT의 건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회사가 잇따라 건조한 컨테이너선과 이중선체 초대형유조선등은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등 선진경쟁국업체보다 생산관리와 기술면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있긴하다.

그러나 설계능력과 영업능력이 이를 상쇄하고 있어 세계최대 조선업체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현대특유의 추진력과 기술축적이 이룬 성과였다.

현대는 엔진등 핵심부품의 국산화도 꾸준히 추진해 기술자립도를 높여
왔다.

지난 78년 선박용 대형엔진과 발전용엔진을 국산화한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최대의 선박엔진메이커가 되어있다.

현대는 연간 세계엔진생산량의 15%정도인 1백여대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철강 조선분야에서 대기업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미지를
세계속에 심었다면 중소기업들은 기민한 경영전략과 뼈를 깎는 기술개발노력
으로 세계시장에 깊숙이 파고들어 "최고"의 자리를 찾고 있다.

진웅은 텐트 단일품목으로 전세계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회사는 올해 1억7천만달러어치의 제품을 내보낼 계획이다.

1백달러에서 4백달러까지 여러 용도로 구색을 갖춘 제품들이다.

진웅의 성공비결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건을 서둘러
갖춘데 있다.

국제화와 현지화를 들수있다.

인건비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 87년부터 도미니카 중국(하문,행림)
스리랑카에 차례로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미국 홍콩 일본등에는 판매및 무역을 전담할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기술을 저임국에 이전하고 전세계를 겨냥한 마케팅체제를 갖췄다.

또 바이어의 요구가 있으면 어느 형태의 샘플이라도 48시간이내 제작,
보여줄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중국의 연구개발센터는 바이어의 감각을 앞지르는 모델을 찾아낸다.

새로운 텐트유행을 창조해 바이어를 묶어놓는게 세계최고가 된 진웅의
마케팅비결이다.

대륭정밀은 위성방송수신기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35%(수량기준)나 된다.

국내공장과 필리핀 현지공장의 이원화된 생산체제를 보유, 생산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30대 후반에 창업, 10여년동안 기업을 이끌어온 젊은 경영인들의 패기에
힘입어 쾌속성장을 계속해 왔다.

국내시장에 눈돌릴 틈도 없이 수출에 주력해온 이회사의 성공비결은
신뢰성있는 제품과 바이어관리를 들수있다.

계약단계부터 납품까지 한치의 오차없이 바이어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

한번 거래한 바이어가 영원한 고객이라고 여겨왔다.

평균6개월단위로 기능이 향상되고 디자인을 강화한 신모델을 선보여
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세계최고가 되기 위해 자사브랜드의 수출전략을 펴는 업체도 눈에 띈다.

생산제품의 90%를 수출하는 은성사는 생산물량의 90%를 자사의 실스타
브랜드로 내보낸다.

일본의 다이와 스웨덴의 아부가르시아와 함께 세계 3대 낚싯대메이커로
꼽히는 것은 10여년동안 브랜드수출만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브랜드수출을 위해 미국 독일등 12개국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으며 25개국에
에이전트가 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수출해온 낚싯대업체들이 중국등 저임국
에 물량을 빼앗겨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은성이 10년동안 쌓아온
브랜드의 이름값은 으뜸자리를 지켜주는 경쟁력의 절대적 요소가 되고 있다.

테니스공제조업체인 낫소도 전체수출물량의 70%를 낫소브랜드로 내보내고
있다.

40여개국에 상표를 등록하고 80개국에 대리점을 갖고 있다.

전세계 손톱깎이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대성금속은 연간 5천만개의
수출물량중 3분의2를 자사브랜드인 777상표로 팔고 있다.

자기상표를 앞세워 세계1등자리를 넘보는 우리상품은 많다.

피아노 안경테 모자 엔드밀등을 들수있다.

삼익악기의 피아노는 생산능력과 수출실적에서 일본 야마하를 제치고
세계1위에 올라있다.

영창악기의 제품 역시 이에 못지않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일류제품이다.

서전의 안경테는 일본 이탈리아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서전은 한국제품이 중저가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2,3년전부터 선진
경쟁업체제품보다 비싼 50달러이상의 고가제품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세계 각국에 14개대리점을 두고 있는 이회사는 자사브랜드로 5백만달러
어치를 내보내고 있다.

영안모자의 각종 모자 역시 품질과 브랜드인지도 양면에서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세계최고 모자생산업체인 이탈리아 볼사리노사를 따돌리고 전체 수출물량
1백%를 자가브랜드인 YA로 내보내고 있다.

24개국에 중고가 모자를 수출하고 있는 이회사는 중국 동남아 미국
코스타리카등에 6개의 제조법인을 두고 있고 판매법인은 15개가 넘는다.

연간수출규모는 1억3천만달러이다.

절삭공구인 엔드밀을 생산하는 양지원공구는 선진국수준의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아직은 세계5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마케팅능력을 좀더 강화하면 세계최고
수준의 공구업체로 발돋움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외시장기반이 약하지만 최고수준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정상자리에 올라설 상품도 줄을 잇고 있다.

동성화학의 골프공도 미국 동남아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행남
자기 한국도자기의 도자기식기는 한국의 얼을 담아 세계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기호상사의 핸드백, 메디슨의 초음파진단기, 진도의 모피의류등은 해외
마케팅이 좀더 강화되면 언제라도 일류화상품에 들수있는 우수상품들이다.

이들 일류업체의 공통점은 세계 최고제품만이 모이는 선진시장에서 떳떳이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OEM이나 위탁수출등 먼길을 가지않고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 이익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