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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이제 장년의 경륜과 지혜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한국경제신문의 지난 30년은 오늘날 "기적"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한국
경제의 발전사 그 자체였다.

이제 국가경쟁력강화를 기치로 한국경제와 함께 한국경제신문이 또 한번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전환점을 맞아 창업 30년의 역정을 헤치면서 "창간 30년의 한국경제
신문"과 한길을 걸어온 기업들도 미래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동갑내기인 한일합섬과 동부산업은 국내에서 흔치않은
창업 30년역사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의 지난 발자취와 미래 초일류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사업구조개편
전략을 알아본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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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합섬이 한국 화학섬유공업의 파이어니어를 자임하고 고고의 성을 울린
것은 한국경제신문의 전신인 일간경제신문창간을 1백10여일 앞둔 64년
6월22일이었다.

창업주였던 고 김한수회장이 해방후 부산 국제시장에서 운영하던 경남라사
를 근거로 사업에 뛰어들어 53년 원단무역업체인 대경산업주식회사를,
56년에는 경남모직공업주식회사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던 시점이었다.

60년대초 일본에 건너가 그곳의 섬유산업을 면밀히 살펴본 김회장은 웅지를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때마침 당시 공화당정권은 경제개발을 조국근대화사업의 축으로 삼아
기업을 독려하고 있어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 결실이 자본금 1천5백만원의 한일합섬으로 나타났다.

주업종은 "마법의 섬유송이"로 불리던 아크릴.

회사설립후 일본의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고 공장설립을 위해 마산시
양덕동에 첫삽을 뜬지 만 1년이 지난 67년 1월25일, 한일합섬은 역사적
준공과 함께 아크릴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화섬산업사의 굵은 획을 그은 이날 준공식에는 당시 박정희대통령
이 참석, 치하와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국 제1의 화섬메이커를 겨냥한 한일합섬의 새로운 출범은 한국경제신문을
통해 국내 경제계에 신선한 뉴스로 전해졌다.

이후 한일합섬은 한국경제신문과 같은 궤적을 그리면서 고도성장의 시동을
걸었다.

처음 일산 7.5t의 작은 규모였던 아크릴생산설비는 매년 증설을 거듭하게
되고 이를 원료로한 2차,3차제품생산을 위해 소모방공장 스웨터공장 본제
공장 모포가공공장 편직공장 염색공장등도 잇따라 설립돼 일관생산공장이
갖추어짐으로써 한일합섬은 종합섬유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아크릴섬유 생산설비는 출범당시 일산 7.5t에서 현재는 3백64t에 이르고
있다.

공장도 마산뿐아니라 대구 수원 의령 서울등 국내공장과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등지에 해외공장을 가동함으로써 규모에 있어서 미국 듀폰및 몬산토,
독일의 바이엘, 일본의 아사히카세이등에 버금가는 세계 5위에 올라서 있다.

특히 소모방적설비는 67년 겨우 2만2천4백추이던 것이 현재 33만추로
늘어나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연간 9만t에 이르는 사류가 생산돼 약 70%가 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고 나머지가 내수공급되고 있다.

이같은 시설확충에 따라 사세도 욱일승천, 30년전 겨우 1천5백만원이던
자본금이 현재 7백82억원으로 무려 5천배나 늘었고 매출액은 6천억원규모에
종업원 5천여명을 포용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더욱이 한일합섬은 한국의 수출입국을 앞장서 이끈 최대의 공로자였다.

공장가동초기인 67년 겨우 68만달러에 그쳤던 수출실적이 2년만인 69년
1천만달러를 돌파했다.

71년에는 다시 2천만달러를 넘어서 수출최고상을 수상한뒤 세계적 석유
파동이 국제무역시장을 강타했던 73년 한일합섬은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낸다.

그해 국내 수출사상 최초로 단일기업이 1억달러수출을 돌파함으로써
"1억불수출탑"을 수상하는 신기원을 이룩해낸 것이다.

82년 창업주인 김한수회장의 작고와 함께 오늘날의 김중원회장으로 경영권
이 승계된 한일합섬은 80년대후반 섬유산업 전반에 몰아닥친 경기후퇴의
여파로 그동안의 고도성장이 멈춰지고 심한 침체에 빠지는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이같은 어려움을 발판으로 한일합섬은 다시 사업구조의 조정을
가속화함으로써 2000년대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경쟁력강화에 새롭게
매진하고 있다.

특히 창업 30주년을 맞은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선언, 주력부문인
섬유의 국제경쟁력강화와 건설 생명공학 유통등 신규사업육성전략을 중점
추진키로 했다.

특히 미래 첨단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생물공학분야는 한일합섬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또 연말에는 스펀본드 부직포사업에도 참여, 생산에 나섬으로써 사업
다각화및 첨단산업육성을 통한 사업구조재구축을 이룩해 98년까지 매출
1조원의 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