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세계무역기구(WTO)의 초대 사무총장으로 일본이
한국의 김철수상공부장관을 지지키로 함으로써 레나토 루지에로 전 이탈
리아 통상장관을 밀고 있는유럽연합(EU)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9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일본이 지난 6일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총리의발표를 통해 내년 1월 출범하는 WTO의 초대사무총장 후보로 김철수
상공장관을 지지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이 자리를 둘러싼 외교적 경합이
한층 치열해 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이번 결정이 루지에로 전 이탈리아 통상장관이 아시
아 국가들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EU진영에 찬물을 끼얹는
것같이 보인다고 말했는데 이와 관련,EU의 한 관계자는 루지에로후보가
WTO사무총장에 선출되도록 외교적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제까지 호주와 다른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데 그
쳤던 김장관이 일본의 지지를 받게됨에 따라 미국의 후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카를로스살리나스 전 멕시코대통령과 루지에로 전 이탈리아 통
상장관 등간의 WTO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3파전이 치열해지게 됐다
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일본의 이번 결정은 WTO 초대 사무총장의 선출문제가 이제
미국과유럽,아시아 등 세계 주요 3대 경제블록간의 협상에 달리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이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및 금융관계 증진
을 모색하고 있는 일본의 외교정책이 대미의존도를 줄여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가장 최근의 시사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