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7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보텔 바그노텔로
국내외 자동차산업 관계자들을 초청, 국제 자동차산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정해주 상공자원부차관보가 ''한국자동차산업의 현황과
정책방향'', 이종대 기아경제연구소장이 ''세계 자동차시장의 구조개편'',
J L 펠프 국제자동차공업협회(OICA)기술담당이사가 ''자동차 기술 규제및
표준의 국제적 통합''이라는 주제로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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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자동차시장의 구조개편 <<<<
자동차시장의 지리적 확산과 자동차분야의 각종 무역장벽, 세계적 과잉
공급속의 경쟁격화, 지역별로 다양한 소비자기호로 인해 다국적 메이커들
의 글로벌전략은 날로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80년대 이래 현저하게 강화되어온 선진메이커들의 글로벌 경영은 완성차
의 수출보다 시장이 있는 지역에서 개발및 생산활동을 벌이는 현지화전략
과 선진메이커들간의 제휴.합병의 확대가 으뜸가는 특징을 이룬다.
80년대 이래 해외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메이커는 일본 기업들이었다.
미국 유럽의 일본차 수입제한이 강화되자 일본메이커들은 해외현지 생산
활동의 강화로 이에 대응했다.
80년대 중반에 있었던 제1차 엔고와 93년의 제2차 엔고는 일본메이커들의
글로벌 생산을 한층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
유럽의 다국적 메이커들도 해외현지생산에 활발해 72년 전체생산의 13.9%
에 불과했던 해외생산비중이 92년에는 25.2%로 높아졌다.
앞으로 전개될 다국적 메이커들의 해외사업내용에서 한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해외생산능력의 확대가 아시아지역,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시장에는 폴크스바겐등 유럽메이커들이 일찍 자리를 잡았고
도요타 닛산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일본업체들이 기술제휴 또는 합작의
형태로 중국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으며 GM과 포드도
경쟁대열에 가담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지역을 겨냥한 한국메이커들의 해외사업활동도 90년대
들어 한층 확대되고 있다.
세계자동차산업의 구조개편에 영향을 주는 또 한가지 중요한 요소는
90년대에 접어들어 매우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다국적 메이커들간의
제휴.합병 움직임이다.
특히 전후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는 일본메이커들이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메이커들 내부의 새로운 협력방식은 자동차 완제품과 부품을 상호
교환함으로써 다품종 소량생산의 과도한 추구로 인해 초래된 비용상승
문제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제휴.합병 움직임은 유럽메이커들간에도 활발하게 추진되어 왔다.
시장통합으로 경쟁이 격화된데다 일본차와의 경쟁이 날로 심화된 결과가
이러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서유럽 자동차시장의 장기침체현상도 그같은 움직임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70년대 이래 세계의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빅3,서유럽의 빅6,그리고
일본의 빅3에 의해 지배돼 왔다.
이들 빅12의 생산점유율은 20년동안 76~78%의 수준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그룹은 구성멤버도 안정적이어서 20년간 영국의 BL이 탈락하고 일본의
혼다가 포함됐을 뿐이다. 이들 빅12그룹을 하위메이커들이 단시일내
극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1세기 자동차산업의 발전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해나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리고 그과정은 세계 어느지역보다 중국 한국,그리고 동남아시아
자동차산업의 빠른 발전과 시장확대를 수반하게 될것이다.
이결과 자동차생산과 시장의 양면에서 동아시아지역은 2010년이 오기전에
세계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러나 WTO체제의 출범으로 다국적 자동차메이커들의 활동을 제약해온
장애물이 상당수 제거되고 환경보호와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증대로
고도기술의 증대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선진메이커의 경쟁상 우위는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자동차산업전문가들은 앞으로 세계자동차산업은 200만대이상의
생산규모를 가진 10여개의 메이커가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는 세계자동차산업의 구조변화는 동아시아의
부상이라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빅12에 의한 과점체제의 안정성이 특징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