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말레이시아(17위)나 태국(23위)보다도 낮은 24위로 평가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업이나 사회,더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 조직
내부에 존재하는 비효율성부터 제거해야 한다.
조직내의 비효율성 제거는 그 조직의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자기가
맡은 업무에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함으로써 가능하다.
조직체의 혁신과 발전은 구성원들의 이러한 노력이 집적되고 누적됨
으로써만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회복도 모든 분야의 혁신을 집적함으로써
실현할수 있다.
산업혁명이후 기술발달사를 살펴보면 기술혁신은 경제적 사회적 또는
제도적 문제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시작됐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그 원동력으로 삼아 왔다.
다시 말해 기업의 생산활동이나 판매활동에서 형성된 문제인식은 기술
발전의 전제조건이 됐으며 이에 따른 연구개발활동에 의해 문제의 해결
방법이 발견되어온 것이다.
기술혁신이란 연구개발활동에서 얻어진 이러한 결과가 처음으로 경제
활동에 도입되어 새로운 생산방법 또는 신제품을 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기술혁신활동은 기존의 기술보다 우수한 새로운 기술을 경제
활동에 도입, 기술진보를 낳는다.
이러한 기술진보는 다시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주어 변화를 일으킴
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발생된 기술적 문제점은 다시 부각되고 이의 해결을 위한
노력과 이노베이션 프로세스가 다시 진행된다.
따라서 어떤 특정기술의 진보는 다른 기술들과 상호보완관계 상호대체
관계 또는 경쟁관계를 가지면서 누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실상 문제는 잘 보이지 않을때가 많다.
어떤 문제들은 너무나 뚜렷하고 중요하여 누구에게나 쉽게 인식될수도
있지만 그해결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다.
해결방법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려야만 해결이 가능한
문제가 있는가 하면 너무나 사소하여 잘 인식되지 않지만 제품의 품질
이라든가 신뢰성 또는 성능등에 큰 영향을 미칠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
들도 있다.
기술발달사에서는 첫번째 유형의 문제들이 흔히 취급된다.
자동차 엔진기술의 혁신이 브레이크시스템기술의 혁신을 불가피하게
가져온 것이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또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시킨 노사갈등,
인조고무개발에 박차를 가한 천연원료의 부족등도 이런 유형의 문제에
속한다.
그러나 기술발달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기술진보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한 두번째유형의 기술문제들이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가 보다 잘 해보겠다는 의욕을 갖지 않으면
잘 인식되지 않고 지나치기 쉽다.
이러한 사소한 문제들이 제때에 인식되어 개선돼나갈때 기술진보는
누적적으로 이루어질수 있다. 또한 우리가 힘주어 부르짖는 기술경쟁력도
확보될수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기술혁신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사회혁신 제도혁신
조직혁신등 혁신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원리이다.
혁신은 문제의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