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통신 멀티미디어가 통신을 변화시키고 있다.

통신은 멀티미디어에 힘입어 사회 구석구석에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실어나르고 있다.

뉴욕 화이트 플레인즈에 있는 프로디지사.

"컴퓨터로 쇼핑하자"

프로디지사가 "프로디지"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처음 내세운 구호
였다.

실생활에 스며드는 멀티PC통신을 만들자는 의도에서였다.

멀티 PC로 프로디지에 접속하자 "미아를 찾습니다"라는 메뉴가 먼저
나타났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들의 절박함을 생각해서다.

아이의 모습이 화면에 비쳤다.

애띤 모습이었다.

이어 부모가 나와 눈물로 아이를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키보드에서 "C"를 누르면 아이의 모습과 연락처등이 PC에 저장된다.

별도의 포스터나 전단을 뿌릴 필요가 없다.

2백만 사용자에게 동시에 전달된다.

프로디지가 국가 미아찾기센터 업무의 일부를 떠맡고 나선 것이다.

통신이 해낼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의 일부다.

"인터액티브 온라인 출판"쪽으로 메뉴를 옮겼다.

마우스로 책그림위에 화살표를 옮겨 놓기만 하면 된다.

컴퓨터에 대한 별다른 지식은 필요없다.

타임사가 프로디지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를
사용자와 함께 만들고 있다.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고른다.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보낸다.

온라인으로 스타와 직접 인터뷰를 할 수도 있다.

선수경력과 전적등의 도표를 고른후 스스로 편집을 한다.

타임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 개인을 위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잡지를 인쇄해 보내준다.

나만의 책이 생긴 것이다.

통신이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획일적인 현대사회를 개성이 존중되는 곳으로
바꿔놓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실어나를 수 있다"는 프로그램 구성담당자
캐롤 월리스씨(32)는 "사람들은 이제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멀티미디어
형태의 정보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프로디지는 한달에 75만개 이상의 사진 영상물등 멀티미디어
정보를 추가하고 있다.

또 내셔날지오그래픽 세서미스트리트 글로리아출판사등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NBC CBS등 28개 방송국이 뉴스등을 프로디지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멀티PC통신을 중심으로 기존의 신문 방송 출판등 각종 미디어들이 새로
헤쳐 모이고 있다.

프로디지는 기존의 공중 전화망을 통한 서비스뿐 아니라 미국 각지에
거미줄처럼 깔린 CATV선을 이용해 통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이를 이용하면 인터액티브 TV나 셋탑박스등 복잡한 장치를 개발하지 않고도
상호대화성을 갖는 또 하나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가질 수 있다.

통신망을 멀티미디어 주역으로 키우려는 이들의 전략을 읽을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 본사 휴게실.

휴식시간에 여직원들이 요리강좌를 PC를 통해 보고 있다.

인터네트가 통신을 이용한 첫번째 요리강좌를 실시한 것이다.

요리 과정을 다시 한번 보거나 요리법등을 디스켓에 담고 프린트할 수
있어 좋다.

지난 69년 미국방성 기술연구소가 시작한 학술통신망으로 그동안 보수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인터네트의 전통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신이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는 이제 같은 말"이라고 스테판 스패로우 연구원
(34/시스템 개발부)는 말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은 인터네트를 통해 "멀티캐스팅"서비스를 시작했다.

넓은 곳에 동시에 정보를 보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인터네트를 통해 주고 받겠다는 발상이다.

멀티미디어로 인해 통신은 기존 미디어를 통합해 사회 곳곳에 나눠주는
물류센터의 역할을 맡게 됐다.

이미 인터네트는 라디오 토크쇼를 비롯해 하루에 수백메가 바이트 분량의
멀티미디어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2천만명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 인터네트.

매월 15%씩 사용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천1년에는 전세계 모든 사람이 인터네트와 연결될 것이라는 의미다.

"통신이 세상을 한데 묶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