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코수퍼마켓과 명일동 해태백화점의 운영업체인 해태유통이 최근
수퍼마켓을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백화점 편의점등 기타부문은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해태유통이 수퍼마켓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시도해온 뉴코스코운동은
점포의 고급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으로 국내 유통업계에 가격할인경쟁이
불어닥치고 있는 점과 비교할때 성공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해태유통이 수퍼마켓의 고급화에 눈을 돌린 것은 올해초 박성배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였다.

해태그룹 박건배회장의 친동생인 박사장은 상품과 집기 서비스의 고급화로
요약되는 뉴코스코운동을 직접 창안하며 오너경영인으로서의 의욕을 보이고
있다.

뉴코스코운동은 국내 수퍼업계가 천편일률적으로 일본식 매장운영방식을
답습하던 것과는 달리 미국식 고급수퍼 개념을 도입, 타점포와의 차별화를
꾀하자는데서 출발했다.

수익성에 한계가 있는 공산품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생식품의 비중을
높이고 매장분위기의 고급화를 통해 구매력이 높은 30-40대의 중장년층을
유인하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매장의 체인화를 통한 대량구매로 구매원가를 낮추거나 각종
운영경비의 절감, 수익율높은 자체상표(PB)상품의 개발등 시스템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가격경쟁이란 업체의 채산성만 악화시켜 다같이 망하고
말 것이라는 판단도 한 몫 거들었다.

해태유통은 일본의 헤이와도(평화당)와 맺었던 경영제휴계약을 끝내는
대신 임직원들을 미주지역으로 연수보내는등 뉴코스코운동에 힘쓴 결과
현재 불광 장위 성북 관악 신갈점 등 5개의 신규점과 9개의 기존점을
리뉴얼하여 모두 14개의 뉴코스코점을 개점했다.

10월에도 안산점을 비롯 모두 5개의 뉴코스코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지난 반년동안 실시된 뉴코스코운동을 통해 해태유통은 수퍼의 객단가를
6천원에서 1만원대로, 매익율은 16-17%선에서 18%선으로 호전시킨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해태유통은 한술더떠 10월중순엔 프레미어라는 최고급 수퍼마켓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수퍼의 생식품 취급비중이 전체물량의 절반가까이 되던것과는 달리
프레미어점은 생식품의 취급을 60-70%까지 대폭 높이는 한편 무공해식품
건강식품등 고부가가치상품을 집중적으로 취급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해태유통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디스카운트스토어(할인점)사업
이다.

1천-1천5백평 규모의 소규모 교외형 할인점을 출점한다는 계획하에 강동구
하남시등 3개 지역에서 부지매입을 추진중이고 운영방식은 수퍼마켓과 의류
잡화등 공산품 할인점을 혼합한 수퍼센터로 예정돼 있다.

또 현재 서울 및 수도권에만 출점하고 있는 전략을 수정,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의 순으로 출점지역을 확대함으로써 오는 2001년까지 수퍼마켓 1백
1개점 할인점 10개점을 개점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해태유통은 작년 8월 편의점업 진출을 위해 파일럿점포로 개점했던
명일동 해태백화점옆의 웰컴1호점을 폐점한데 이어 백화점부문의 조직을
축소하는등 기타부문의 감량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해태유통은 지난 8월 조직개편을 통해 백화점담당 김상화이사를 뉴코스코
사업과 디스카운트사업을 추진할 사업개발본부장으로 발령하고 전남 광주
등지로 예정됐던 제2백화점사업도 전면 보류했다.

이러한 해태유통의 최근 행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일본식
체인스토어업체로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고급화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이 성공할수 있을지도 커다란 관심이다.

지난해 2천6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해태유통의 올해목표는 23% 신장한
3천2백억원이다.

<이영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