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골프용품시장은 내년에 일대 변혁기를 맞는다.

골프클럽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가 대폭 인하될 예정임에 따라 이른바
"나카마"(불법반입제품)가 판치던 클럽유통시장이 큰 가격혼란을 겪게될
전망인 것.

골프클럽과 볼을 중심으로 국내골프용품시장을 짚어 본다.

<<< 클 럽 >>>

지난해 국내 골프클럽시장 규모는 약1천억원, 94년엔 15%정도가 늘어난
1천1백5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치가 나오지 않는 것은 정상적으로 유통되는 것보다 블랙마켓을
통해 거래되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금을 내고 자료를 남겨 통계에 반영되는 것은 전체거래의
약30~40% 수준이라고 말한다.

나머지 60~70%는 세금을 내지 않거나 불법조립한 제품, 그것도 아니면
가짜제품이라는 것.

그런 골프클럽시장이 내년부터는 가히 획기적이라고 표현할만한 전기를
맞는다.

국회통과라는 절차를 남기고 있지만 현행 60%인 특별소비세가 25%로 인하
되는 것이다.

특소세 인하로 골프클럽 한 세트에 붙는 총세금이 1백24%에서 84%로 40%
포인트 떨어지고, 그만큼 가격인하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같은 연유로 인해 "내년에는 클럽가격이 큰폭 하락한다더라" "클럽을
사려거든 내년까지 기다려라"는등의 얘기들이 나돌면서 현재 국내 클럽유통
시장이 일대 혼란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내년에는 클럽가격이 크게 떨어질까.

전문가들은 거래자료가 1백% 드러난 정상유통품의 경우 "그렇다"고 단정
하지만 이른바 블랙마켓제품은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내년부터 소비자들의 가격인하 기대심리가 큰 상황에서 불법
유통품은 세금인하폭만큼의 마진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쉽게 가격인하를
할수 없을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것.

한편 내년부터의 국내클럽 유통시장의 환경변화에 대비, 국내 클럽제조
업체들은 세계 일류메이커로 부상하기 위해 사활을 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포즈(금호) 엘로드(코오롱) 데이비드(데이비드산업) 반도(반도스포츠)
아스트라(에스에스패션)등으로 대표되는 국내 메이커들은 국내골퍼들의
뿌리깊은 외제선호의식으로 인해 아직 외국 유명업체와 겨루기에는 힘든
상황이지만 그래도 꾸준한 기술축적과 판촉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마침 세금인하라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이제 무조건 외제클럽만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해야 할 시점이며
골프업계도 정상적 유통제품만을 취급하겠다는 자정의지가 드높아 져야
한다.

<<< 볼 >>>>

국내 골퍼 10명중 4명은 외제볼을 쓴다.

외제볼을 선호하는 골퍼들의 의식은 "외제볼을 가지고 필드에 나갔는데
잘 맞으면 볼이 좋기 때문이고, 잘 안맞으면 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데서도 잘 드러난다.

물론 국산볼은 그 반대이다.

국내 골프볼 메이커들은 이와같은 골퍼들의 냉대, 좁은 내수기반등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 정상급 품질수준으로 끌어올려 전세계 필드를 누빌
날만을 고대하고 있다.

1백50만명에 달한다는 국내 골프인구가 연간 사용하는 볼은 약 60만타.

1타당 12개이므로 모두 7백20만개를 쓴다는 결론이다.

시장규모로 따지면 약1백억원 수준이다.

클럽이나 웨어시장에 비해 10분의1도 안되는 작은 규모이다.

그런데 그 시장마저도 액수로는 50%(50억원), 수량으로는 40%(24만타)
정도를 외국제품이 점유하고 있으니 업체들로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

업체들이 내수보다 수출쪽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골프용품산업중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것이 볼.

국내 볼메이커들은 수출과 내수비중이 7대 3정도로 수출쪽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출물량은 1천4백만달러어치(약 1백12억원).

그러나 수출을 해도 문제는 남아있다.

제상표를 달고 제값에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나
연습볼 위주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국산 골프볼은 품질면에서 세계수준이면서도 브랜드 홍보부족 포장 디자인
등 마무리 열세등으로 자기상표를 달고 나가는 물량이 극히 적은것.

그렇더라도 국내 볼메이커들의 기술수준은 세계정상임이 분명하고 또 국내
각종 골프대회의 주스폰서를 하며 한국 골프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 김경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