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골퍼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수 있느냐''는 딱
한가지밖에 없다.

아마 스코어를 확실하게 몇타 줄일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액수에 관계
없이 사상 최대의 히트상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런 ''상품''은 없다.

유일한 방법은 ''골퍼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실제 플레이에서 얼마나 응용
하는가''인데 유감스럽게도 골퍼들은 ''기억상실증 환자''가 대부분이다.

책보고, 얘기듣고, 연습장에서 깨닫고 하며 생겨나는 ''바로 이거다''가
무수히 많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모든걸 잊어버린다.

다음은 그런 기억상실증 골퍼들을 위한 ''골프10개부문''의 ''10개지침''이다.

공감한다면 외워둘만 할 것이다.

<>어드레스=스퀘어 스퀘어 스퀘어

"샷의 성패가 어드레스에 달려있다"는 점에 일반골퍼들은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윙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클럽을 움직이기 이전의
어드레스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샷의 성패는 1백% 어드레스에서 출발한다.

잘못된 어드레스는 기차가 이미 레일에서 벗어나 있는것과 같다.

동력을 넣어도 처음부터 잘못가게 돼있는 것이다.

어드레스의 요체는 "모든것을 스퀘어로"이다.

타깃과 볼, 골퍼의 스탠스, 어깨등이 모두 "직각 평행"이 돼야한다.

하이핸디캐퍼일수록 이 "직각 평행구도"가 무너지며 비스듬한 형태의
자세가 나온다.

예를들어 오른쪽이 OB이면 자신도 모르게 왼쪽을 향해 서게 된다.

스탠스는 타깃과 평행이더라도 오른쪽 어깨가 왼쪽을 향해 열리며 몸자체
부터 비스듬한 기형이 된다.

타깃과 티잉그라운드의 방향이 달라도 비스듬한 어드레스를 취하기 쉽다.

스탠스만 오픈 또는 클로즈가 되고 몸은 티잉그라운드 방향대로 "꼬아서"
서는 식이다.

비스듬한 어드레스는 백발백중 휘는 샷을 탄생시킨다.

<>드라이버샷=볼뒤의 머리

거리를 내려면 "업스윙"으로 볼을 쳐야한다.

클럽헤드가 약간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볼과 접촉해야 최대한도의 파워가
볼에 전달되고 방향성도 좋아진다.

업스윙으로 볼을 치려면 임팩트존에서 머리가 볼뒤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임팩트 시점에 머리가 볼앞으로 나가면 구조적으로 업스윙샷이 될 수 없다.

다운스윙으로 볼을 치거나 깎아 맞는 샷이 나올수 밖에 없다.

"볼뒤의 머리"는 볼을 끝까지 본다는 뜻이고 당기지 않았다는 뜻이며 상체
부터 나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모든 진리가 "볼뒤의 머리"에 있는 셈이고 그 진리는 거리와 정확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해준다.

<>페어웨이 우드샷=나비처럼 사뿐하게

페어웨이우드는 "거리용 클럽"이다.

파5홀에서의 세컨드샷, 긴 파4홀에서의 세컨드샷용으로 볼수 있는데
그같은 샷은 원초적으로 "거리"를 요구한다.

아마 드라이버보다 더 거리욕심이 나는것이 페어웨이우드샷일지도 모른다.

긴홀에서의 온그린이나 그린접근 욕심이야말로 골프들의 최대의 희망사항
이니까 말이다.

이같은 속성으로 페어웨이우드샷은 뒤땅치기가 많다.

있는힘을 모두 넣어 치니 근육이 경직되고 백스윙도 원활치 못해 뒤땅을
치는것.

결국 페어웨이우드샷은 가볍게 사뿐히 쳐야한다.

"가볍게 친다"는 개념은 힘빼고 친다는 뜻이요, 볼과의 접촉이 정확히
이뤄진다는 뜻이다.

가볍게 치면 실제 거리도 "최대의 거리"가 난다.

골퍼들은 가볍게 쳐도 "날거리가 다 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인간의
미련함"으로 인해 힘을 주게 된다.

<>롱아이언샷=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세계의 어떤 골프책을 뒤져봐도 롱아이언샷에 대한 설명은 거의 공통적
이다.

"롱아이언은 원래 어려운 클럽"이라는 선입관이 미스샷을 파생시킨다는
것.

"어렵다"는 개념은 스윙을 빠르게 하고 백스윙을 미처 완료하기도 전에
다운스윙을 시작하게 만든다.

그렇게되면 볼의 윗부분을 치는 토핑볼이 주로 나타난다.

따라서 롱아이언샷을 할때는 모든것을 "천천히 한다"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급한 마음을 버리고 롱아이언만은 "여유만만하게, 천천히 친다"고 다짐
하자.

<>미들.쇼트아이언샷=긴것이 좋다

미들아이언이나 쇼트아이언샷은 온그린만 되면 만족이다.

미들 쇼트아이언샷이 온그린만 되면 만족이라면 온그린 되게끔 쳐야 한다.

온그린이 되게끔 치려면 길게 쳐야 한다.

길게 쳐야한다는데에는 두가지의 명백한 이유가 있다.

첫째 골퍼들이 "7번아이언=1백50야드"식으로 생각하는 자신의 거리는
샷이 충분하고도 정확히 맞았을때의 거리이다.

완벽한 "풀샷거리"라는 얘기다.

만약 뒤땅기미가 조금이라도 있거나 휘는 구질이 생기면 거리가 당연히
줄어든다.

그린을 향한 어프로치샷에서 십중팔구 샷이 짧은 것은 다 이에 연유한다.

두번째는 그린주위의 벙커등 트러블이 그린전방이나 전방양쪽에 있는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짧은 어프로치=머리핀

짧은 어프로치에서의 거리 조절은 "본능"에 맡기는 것이 좋다.

눈은 볼을 바라보고 있지만 머릿속에는 핀이 그려져 있어야 한다.

그래서 "머리핀"이란 조어를 만든 것이다.

"머리핀"이 돼 있고 볼을 바라보며 샷을하면 본능적으로 거리는 조절된다.

그것은 휴지통에 휴지를 던질때 구체적인 계산 없이도 휴지통 근방으로
휴지가 날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벙커샷=폴로스루 폴로스루 폴로스루

모래벙커샷은 볼밑의 모래를 나이프로 살짝 도려내듯 쳐야한다고 얘기한다.

모래를 도려내려면 폴로스루를 해야한다.

벙커에서 2번치기, 3번치기가 나오는 것은 모래를 찍고 말기 때문이다.

모래를 찍으면 헤드가 모래를 두텁게 파고들면서 전방으로 나가는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볼이 벙커를 벗어날 만큼의 힘이 전달되지 않는다.

모래를 찍는다는 것은 바로 폴로스루가 없다는 뜻이다.

폴로스루만 해주면 헤드는 어떤 경우라도 모래를 도려내며 전방으로
사뿐히 나간다.

<>트러블샷=일단 벗어날것

여기서의 트러블샷이란 러프 또는 숲속에서의 샷으로 정의한다.

트러블샷의 제1조는 우선적으로 트러블을 벗어나는 것이다.

러프이면 러프를 벗어나야 하고 숲이면 숲을 벗어나야 한다.

트러블샷을 했는데 다시 트러블에 빠지면 트러블샷을 했다는 의미가
없다.

<>퍼팅=골프의 가장 정직한 게임

A씨는 퍼팅이 좋았다.

"내가 이거 넣을게"하면 10번중 7번정도는 들어갔다.

물론 확률이 그래도 높은 5m안쪽거리의 퍼팅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A씨의 그같은 자신감이 신기롭기까지 했다.

이에대해 A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퍼팅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 정확히 보고 정확히 치면 볼은 정확히 홀컵
으로 들어가게 돼있다. 분석한대로 쳤는데 안들어가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다른샷에는 운이 있으나 퍼팅에는 운이 없다. 퍼팅의 정직성을 믿는것이야
말로 퍼팅을 잘할수 있는 비결이다"

<>게임운용=골프를 즐길것

골프장에는 자연이 있고 신선한 공기가 있다.

우선은 그걸 즐기고 잔디를 밟고 걷는 기분을 즐겨야 한다.

< 김흥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