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일요수상] 강한 자와 약한 자 .. 이기영<한국불교연구원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엊그제 목욕탕에서 머리를 깎다가 얼핏 이발사아저씨에게 이렇게
    물어봤다.

    "요즘같은 세상에도 대통령 할맛 날까?" 그랬더니 의외로 그 아저씨
    대답은 "별로 신경 안쓸거예요.

    한마디 지시만 내리고 나면 잊어버리겠지요.

    "였다.

    "비록 내가 5,000원짜리 머리깎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 알만큼 다 안다"는 말을 듣고 새삼 깜짝 놀랐다.

    나는 요새 세상 돌아가는 사태를 보면서 한없는 서글픔속에서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럴때면 희망의 빛이라도 볼까 하고 숲속을 찾아 가곤한다.

    세상에는 강한 자가 있고 약한 자가 있다.

    악한 사람은 대체로 강하고 착한 사람은 대체로 약하다.

    지존파는 강했고 그들에게 납치 폭행 약탈,그리고 마침내 살해까지
    되고 소각 암매장된 중소기업 사장부부,그밖의 피해자들은 모두
    약한 자들이었다.

    택시기사 온가는 강했고 악랄했고 그 희생자들은 모두 연약한 부녀자들이었
    다.

    여야정치인 관리 세무관리는 특히 강하고,이른바 민간인은 아무리
    돈이 있어도 약한 사람들이다.

    이제는 군대에서도 완력이 센 사람이 상급자를 구타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장은 강하고 근로자는 약하다.

    그러나 사장도 붉은 띠를 두른 근로자의 폭력앞에서는 약하다.

    강해서는 안될 것이 제멋대로 판을 치고 약해서는 안될 것이 무력하게
    굴종하고 멸살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문민정부가 되어서도 한국병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관리들이나 정치인들이 한국병의 근본원인을 모르고 그것을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병인은 어디에 있는가.

    이 시대의 지도자들이 외제 이념의 노예가 되어 지금 서구의 양심적
    지성인들이 그렇게도 동경하고 심취하는 동양사상의 정수에 비춰
    자기 인생관 정치철학을 세워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우선 노자의 도덕경 한권이라도 읽고 음미하고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천하에 유약한 것은 물보다 지나친 것이 없다.

    그러나 그 물은 견강한 것들을 쳐부수고 이긴다.

    그 까닭은 아무것도 물을 대신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럽고 너그러운 것이 사납고 고집스러운
    것은 이긴도는 사실을 천하(천하)가 알지못하고 행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허물을 자기것으로 돌리는 자를 사직(사직)의 주(주)라 하고,나라의
    불상사를(불상)자기에게는 돌리는 자를 천하의 왕(왕)이라 하는
    것이다"(노자 78) "전기가 알지못함을 아는것은 그래도 괜찮다.

    자기가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오직 자기가 병들어 있음을 아파하자.그러면 더이상 병들지 않게된다"(71)
    지존파는 약한 자들이었다.

    주사파도 약한자들 가운데에서 나왔다.

    사람은 아무도 본래부터 강하고 교만하고 방자하고,향락적이고,악랄한
    존재로서 태어나지 않았다.

    중생(중생,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인자하고 겸허하고 진실되게 행복하게
    살고자하는 성향을 갖고있다.

    맑고 깨끗한 바탕(성)이 있단 말이다.

    그러나 이 마음바탕은 아집(아집)이란 뿌리깊은 인간의 오염된 의식때문에
    이기주의적 욕심과 거기서 비롯되는 질투와 별도,대립투쟁이라는
    세상의 온갖 재앙과 불행을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지금 이세상의 모든 강자가 겸허하게 반성하면서 참으로 강한 약자가되는
    노력을 시작한다면,나라의 장래는 밝은것이 되지 않을까.

    운 것을 이긴다는 사실을 천하가 알지 못하고 행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말한다.

    나라의 허물을 자기것으로 돌리는 자를 사직의 주라 하고,나라의
    불상사를 자기에게로 돌리는 자를 천하의 왕이라 하는 것이다.

    "(노자 78) "자기가 알지 못함을 아는 것은 그래도 괜찮다.

    자기가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것이 병이다.

    오직 자기가 병들어 있음을 아파하라.그러면 더이상 병들지 않게된다"(노자
    71) 지존파는 약한 자들이었다.

    주사파도 약한 자들 가운데에서 나왔다.

    사람은 아무도 본래부터 강하고 교만하고 방자하고 향락적이고 악랄한
    존재로 태어나지는 않았다.

    중생(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인자하고 겸허하고 진실되게 행복하게
    살고자하는 성향을 갖고있다.

    맑고 깨끗한 바탕(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마음바탕은 아집이란 뿌리깊은 인간의 오염된 의식때문에
    흐려지고 만다.

    이기주의적 욕심과 거기서 비롯되는 질투와 분노,대립 투쟁이라는
    세상의 온갖 재앙과 불행을 초래하는 것이다.

    지금 이세상의 모든 강자가 겸허하게 반성하면서,참으로 강한 약자가
    되는 노력을 시작한다면,나라의 장래는 밝아지지 않을까.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일자).

    ADVERTISEMENT

    1. 1

      [기고] 자율주행 패권전쟁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도로 위는 지금 총성 없는 전쟁터다. 과거의 자동차시장이 엔진 성능과 디자인을 겨루는 하드웨어의 전장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결합해 이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패권 경쟁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이 패러다임의 전환 속에서 자동차 강국이라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은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지금 골든타임의 끝자락에 서 있다.미국과 중국의 시계는 우리보다 훨씬 빠르다. 필자는 지난 6월 자율주행 성지라는 중국 우한에서 로봇택시를 타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바이두의 ‘아폴로 고’는 누적 탑승 1400만 회라는 압도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기술을 완성 단계로 끌어올렸다. 미국 구글의 웨이모는 매주 15만 회가 넘는 유료 무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 모델을 입증했다. 반면 한국은 훌륭한 완성차 제조 능력과 5세대(5G) 통신망을 갖췄지만, 정작 도로 위 무인 상용 서비스는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이제 와서 미국과 중국이 선점한 범용 로보택시 시장에서 정면 승부를 거는 것은 현실적으로 승산이 낮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확한 투 트랙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과감한 국가 인프라 투자다. 민간 기업의 힘만으로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미·중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정부가 판을 새로 짜야 한다.첫째, 자율주행산업 정책 기조를 자율주행자동차 제조에서 서비스 상용화 생태계 조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조 중심 접근법은 데이터 기반의 AI 고도화가 필수적인 현재 단계에선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법적으로 금지된 사항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과 운행설계영역(ODD) 확장이 시급하다.둘째, 자율주행 상용화의 최대 걸

    2. 2

      [한경에세이] 스포츠, 엄격한 수행이자 미학

      나는 태권도 검은 띠 유단자다. 그렇다고 해서 경계할 필요는 없다. 공격력은 없으니까! 내 검은 띠는 태권도의 전당인 국기원에서 수여한 명예 단증이기 때문이다.국기원 행사에서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외교를 펼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우수한 태권도 사범을 해외로 파견함으로써 각국 선수들의 경기 수행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사범 파견은 아름다운 스포츠 정신의 발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알테아 로랭 선수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최고를 지향하는 협력은 늘 결실을 맺는다. 최고 수준과 견주어야 발전한다. 과거의 영광에 결코 안주해서는 안 된다. 프랑스국립체육전문성과연구소(INSEP)가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과 협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유도와 양궁, 그리고 태권도 종목에서 교류하고 있다.스포츠 외교는 프랑스 대사로서의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가능할 때마다 대회 참가 차 방한하는 프랑스 선수들을 맞이하고 응원하러 간다. 탁구 선수 르브룅 형제, 테니스 선수 로이스 부아송, 올림픽 4관왕 수영 선수 레옹 마르샹, e스포츠 선수팀 ‘팀 비탈리티’를 그렇게 만났다. 파리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을 관저에 초청해 격려하고 응원하는 일도 같은 마음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1988 서울 올림픽처럼 2024 파리 올림픽도 큰 성공을 거뒀다. 파리 올림픽은 프랑스의 국제 대회 운영 노하우와 문화유산을 보여준 멋진 기회였다. 웅장한 유리 지붕의 그랑팔레, 에펠탑 앞 트로카데로 광장, 앵발리드 광장, 센강,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산호초 바다 등 특별한 장소에

    3. 3

      [다산칼럼] 대통령실 '환율 간담회'의 역설

      기업들과의 활발한 교류만큼 이재명 정부가 기존 진보 정부와 차별화되는 지점도 없을 것 같다. 문재인 정부 땐 청와대 참모가 부처 장관의 기업 방문을 비판했던 일도 있다. 2018년 8월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혁신 성장 점검’ 명분으로 현대자동차, SK, LG그룹에 이어 삼성전자를 방문하려 하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재벌에게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와 큰 소동이 일었다. 일부 대기업에 투자·고용을 의존하면 재벌 개혁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당시 주류 진보 좌파 진영의 시각이다.반면 현 정부는 장관을 넘어 대통령, 여당까지 기업인과 활발히 만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르게 취임 후 열흘 만에 재계 총수를 만나 정부와 기업의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6개월여 만에 크고 작은 행사에서 열 번 넘게 총수들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도 원내대표,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소속 의원이 법 개정 의견 수렴 명목 등으로 수시로 경제인·경제단체와 간담회를 열었다.기업의 반대에도 여당이 노란봉투법, 상법을 강행 통과시킨 것처럼 이런 만남이 ‘요식 행위’에 머문 때도 있지만 몇몇 분야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 정부가 최대 난제였던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무난히 타결한 게 대표적이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요구를 먼저 파악하고 조선사 등 기업은 감당 가능한 ‘투자 보따리’를 협상 카드로 제시해 시너지를 냈다. 이 대통령이 관세협상 타결 직후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 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