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반도는 이탈리아의 해금강이다. 기암괴석까지는 아니지만 가파른
절벽들이 병풍처럼 지중해 바닷가에 줄지어 선것이 제법 아름답고 그윽한
분위기다.

이 험한 바위산 틈새에 빈터만 있으면 집을 지은 것이 신기하다. 소렌토
는 바위 숲속빈터에 세운 작은 도시다.

바다에서 40m나 되는 높은 절벽위에 세운 도시여서 도심지인 산안토니노
광장에서 부두로 가려면 가파른 절벽길을 내려가야 한다.

인구 1만7,000명의 작은 도시 소렌토는 남부 이탈리아 최고의 휴양지다.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은 기후조건과 항상 푸른 바다,그리고
오렌지 레몬 포도나무들이 가로수도 되고 정원수도 되어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소렌토로 가는 길은 세가지가 있다. 나폴리 카카포디치노 공항에 내리면
소렌토행 버스가 뜬다.소요시간은 약1시간.바다를 끼고 달려 드라이브
코스로는 최고다. 기차도 있다.

나폴리 중앙역 오른쪽에 있는 작은 사철역 치르쿰베수비아나에서 기차를
타면 55분만에 소렌토 역에 닿는다. 이 기차는 새벽4시51분부터 밤10시48분
까지 하루 33~38회 왕복한다.

배로도 갈수 있다. 나폴리 베베렐로 부두에서 가장 빠른 수중익선을 타면
25분만에 소렌토 마리나 피콜라 항에 도착한다. 이 배는 하루 5~8회
왕복한다.

<>.소렌토는 물론 경관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노래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돌아오라.소렌토로!"가 아니었으면 아마 조금쯤은 덜 유명해졌을 것이다.

소렌토에서 더 남쪽 아말피 해안을 가보면 대번 알수 있다. 소렌토는
나폴리만으로 불쑥 튀어 나온 소렌토 반도의 북쪽에 있다. 소렌토 반도의
남쪽 해안이 아말피다.

산세는 더 험해지고,아직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중세시대의 집들이
절벽중턱과 산비탈에 매달려 있는 진기한 풍광을 보게된다.

포지타노 아말피 마이오리 마레,그리고 유럽 최고(최고)의 대학도시로
알려진 살레르노들이 아말피 해안의 도시들이다.

아말피는 이 해안의 중심도시로 옛날 해양국 아말피공화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산비탈에 건설된 이 도시엔 6세기때 건조가 시작되었다는 도우모
(대성당)가 있다.

이탈리아에는 도우모가 많지만 아말피 도우모는 좀 기이한 형태다.
이슬람식 사원의 외관을 갖추었고,정면에는 그리스도의 모자이크
그림이 그려져 있다.

소렌토와 아말피 중간에 있는 포지타노는 절벽처럼 가파른 산기슭에
지은 도시다.

푸른 바닷물빛과 오렌지와 레몬나무가 그득한 바위산과 하얀색의 집들이
어우러져 그림엽서를 방불케 한다.

소렌토에서 불과 1시간이면 갈수 있는 가까운 곳에 이처럼 희한한
딴 세상이 있는것을 일반 관광객들은 모르고 발을 돌린다.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에도 나폴리 봄베이 소렌토 코스는 포함되지만
아말피 해안을 코스에 넣은 상품은 없다.

여행사의 나폴리 봄베이 소렌토상품은 대개 로마에서 아침에 출발,당일
로마로 귀환하는 당일치기 코스다.

소렌토는 오전중에 안개가 끼는 날이 많다. 또 역광이라 사진을 찍기에도
좋지 않다. 그러나 당일 로마로 귀환하려면 점심시간전에 소렌토를
다녀와야 한다. 사실상 패키지투어의 나폴리와 소렌토는 하나마나한
관광이다.

<>.카프리섬은 소렌토 앞바다에 있다. 소렌토의 마리나 피콜라 부두에선
매일 6시부터 밤10시까지 쉴새없이 카프리행 배가 뜬다.

소요시간은 배에따라 다르지만 빠른 배는 20분 소요된다.

카프리의 마리나 그란데부두에 배가 내리면 등산전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간다. 높이 175m의 깎아지른 절벽위에 도시가 있기 때문이다.

카프리 섬은 여름에는 평균 섭씨25도,겨울에는 10도로 온화한 곳이다.
바닷물빛은 크리스털 유리처럼 맑고 1년내내 꽃이 피어 섬에는 부자들의
별장이 많다.

섬에는 14세기에 건조된 산 자코모수도원과 스웨덴의 유명작가 산 미켈레
의 별장등 볼거리가 있지만 카프리섬 최고의 관광지는 "푸른동굴"이다.
푸른 동굴은 마리나 그란데 부두에서 보트를 타고간다.

김윤기 < 해외의학교류회장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