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멀티미디어를 만들기 위한 두가지 큰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기존의 오디오 비디오등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멀티미디어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해
그밖에 것들을 통합하자는 움직임이다.

멀티미디어가 "다양한 데이터의 효과적인 전달"과 "상호대화성
(Interactive)기능을 통한 인간의 선택권 확대"라는 두가지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면 양자는 각각 나름대로 장단점을 갖고 있다.

가전중심의 접근은 이미 상당히 수준높은 오디오 비디오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사용하기 쉽다는 편리성을 강조한다.

컴퓨터 패밀리들은 컴퓨터가 갖는 역동성과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CD-I 플레이어,인터액티브TV등이 전자의 대표주자라면 멀티미디어PC
울트라미디어 PC등은 후자 그룹의 선두를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멀티미디어를 형성하는 양대산맥은 기존에 갖고 있던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경쟁을 벌여왔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비디오CD"라는 신종매체는 양 진영에 새로운
시험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멀티미디어 제품과는 달리 비디오CD는 가전과 컴퓨터쪽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기능을 채용해 내놓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누려왔던 텃세가 이분야에서는 없다는 얘기다.

비디오CD는 일정한 규격(MPEG)에 따라 압축해놓은 동영상을 실시간에
풀어내 TV나 모니터에 표시해준다.

가전업계에서는 이것을 비디오CD플레이어로 해서 기존의 CDP와 비슷하게
만들어 내놓았으며 컴퓨터 업계에서는 비디오 CD카드 형태로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어느 쪽의 비디오CD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멀티미디어 방향도 바뀔 것이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