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금출씨(59.원광대교수)는 "자연을 찬미하는 시인"으로 불린다.

자연을 신비, 질서, 빛 그리고 모든 것을 초월하는 조화로운 세계로 받아
들여 화려하고 웅장한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27일~10월8일 서울인사동 선화랑(734-0458)에서 열릴 김씨의 개인전에는
이같은 화중유시의 대작들이 선보인다.

"가시적인 것보다는 사물, 풍경을 보고 느낀 내면의 세계를 표현해 봤어요.
나름대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려고 애써왔지만 오랜만에 햇빛을 쬔다는
생각을 하니까 눈이 부십니다"

김씨는 서울대회화과출신으로 83년서울미술제 초대작가상, 87년서울미술제
문화상을 수상했으며 85년 서울미술제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호주공보관초대전, 뉴욕한국화랑초대전, 캐나다퀘벡대학초대전등에 이어
이번이 여덟번째개인전.

지난85년 가톨릭꽃동네건립기금조성초대전(서울시립미술관)이후 9년만의
개인전이다.

출품작은 "천리남미곡" "천리해운곡" "러시아곡" "산조" "환희" "사계절"등
25점.

웅장한 화면전개와 석채를 사용한 강렬한 발색기법등을 이용, 자연을
대서사시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천리남미곡"은 역사속 고대문명에 대한 향수를 보여주고 "러시아곡"
은 웅장하면서도 찬란한 제정러시아의 영화와 흥망성쇠가 화면속에 농축돼
있다.

김씨는 "채색화로 1,200호크기의 ''천리남미곡''을 완성하는데 2년여
걸렸다"면서 "고대문명의 찬란함을 표현하기 위해 돌가루와 금박을 사용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새로운 기법을 부단히 연구 개발,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나갈 계획입니다. 건강만 유지된다면 작품속에 ''젊음''을 불어넣는데 총력을
기울여야지요"

작업중 틈틈이 시를 써온 김씨는 지난해 시집 "강물은 줄기처럼"(신아출판
간)과 시인 이갑상 채규판씨와 함께 3인시집 "여기 그 얼굴들"(세진사 간)을
펴내기도 했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