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올해 아시아 경제가
평균 5.2%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15일 전망했다.

보고서는 동아시아및 동남아 경제권의 지속적인 호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경제는 지난해의 1.7%에 이어 2.5%의 미약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개도국 전체로도 평균 4%의 비교적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UNCTAD는 그러나 완만한 세계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일본 대만은
세계경기회복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지난 10년간 세계각국의 경제정책이 정부의 간섭을 대폭
줄이고 시장 기능에 맡기는 쪽으로 전환됐다고 지적한뒤 "지난 20년간에
걸친 한국 일본 대만의 경제기적은 단지 시장의 기능에 의해서 만이 아니라
효과적인 정부정책의 결과이기도 했다"며 정부의 역할 재확대를 권고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들 국가들의 경제기적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은 경제개발 정책수립에 있어서 아시아 국가들의
개별적 성공사례들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NCTAD는 특히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추진하고 있는 구공산권 국가들과
상당수 개발도상국들이 처한 현재의 경제 상황을 감안할때 미국등 경제대국
과 국제기구들이 추진하고 있는 개발정책들은 필연적으로 재검토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UNCTAD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무역이 92년의 5.4% 보다 훨씬 낮은
2.5% 증가에 그쳤다고 밝히고 유럽의 금리인하와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를
강력히 촉구했다.

보고서는 올해 미국경제는 견고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3.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미국의 지나친 통화긴축정책은 재검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 진행되고있는 투자및 고용회복, 생산성 향상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는 금리인상과 같은 금융긴축정책을 신중하게 펼쳐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유럽경제는 올해 평균 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나 고질적인
실업난 완화를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매우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유럽의 금리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국내 수요 진작을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쳐 실질적인 금리인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독일등 유럽국가들은 금리인하와 함께 경기회복기조가 완전히
정착될때 까지 긴축예산 편성을 연기해야 할 것이라고 UNCTAD 보고서는
강조했다.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각종 경제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엔고 여파
등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뒤 금융시장
및 투자면에 있어서는 아직도 거품 붕괴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올해 불과 0.5%의 미약한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일본과 유럽의 실업률은 앞으로도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않는한 앞으로 2~3년내에 미국이
경험했던 수준까지 실업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금융정책을 완화하고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UNCTAD는 그러나 유럽과 일본의 구체적인 실업률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올해 중남미 경제는 2.5%의 부진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으며
아프리카 경제 역시 "매우 만족스럽지 못한" 1.8%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 김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