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지원 문제등 북핵해결을 위한 기술적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열렸던 북-미 전문가 회의가 14일 폐막됐다.

양측은 지난 10일부터 닷새간 계속됐던 이번 실무회의 결과에 대해
15일 각각기자회견과 공식성명 형태로 별도 발표한다.

김정우 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게리 세이모어 국무부 지역핵비확산국
부과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양측 실무진들은 이날 북한 이익대표부내
회의실에서 3차례에 걸쳐 마무리 접촉을 갖고 경수로등 의제 전반에 관한
상호입장을 확인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과 오후에 이어 자정을 전후한 30여분간의 마지막 정리
회동등모두 3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마지막 회동이 끝나기 직전 회의장에서는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렸다.

미측 세이모어 수석대표는 이날 마지막 회담이 끝나고 북한이익대표부를
나서면서 "회담은 끝났다"고 처음으로 입을 열고 "내일 워싱턴에서 공식성
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명발표시간도 워싱턴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측도 15일 오전 10시 이익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회담 결
과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김정우 북측 수석대표가 말했다.

양측은 <>경수로 지원 <>대체에너지 제공 <>폐연료봉 처리등 3개 주요현
안을 중심의제로 다뤄온 이번 회의에서 주로 경수로 문제를 놓고 집중적 의
견교환작업을 벌였으며 마지막 접촉에서도 이 문제가 토의된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요구하는 미국측의 기본입장에 대해 북한측
은 "한국형"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내보이며 최신러시아형,유럽형 제3의 대
안을 제시,양측간 다양한 형태의 종합안을 놓고 구체적인 입장확인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각각의 대안에 대해 경제성,기술적 문제점,각 방안들의 장단점등
에 관한상호입장을 개진했으나 구체적인 재원 조달방안등 정책결정 차원의
협의는 가지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폐연료봉 처리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단 수조에 들어있는 연료봉들의 보관
기간을연장시킨다는 공통의 입장아래 상당한 부분까지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은 흑연감속로를 폐쇄하는 대가로 그간 투입된 공사비를 보상
해달라고 요구하는등 현실적 고려나 실현 가능성등을 염두에 두지않은 듯
한 여러가지 복합적 제안을 내놓아 미측은 여러차례 본국정부와 협의를 갖
는등 협의진행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상호간 입장과 구체적 제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오는 23일 제네바에서 속개되는 고위급회담 2차회의의 기초자료로 삼
게되며 정책결정 차원의 협상도 제네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