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발표된 동국제강의 설비투자계획은 한마디로 말해서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탈철근" 선언이라 할수있다.

형강 후판 핫코일들의 제조시설을 대대적으로 신.증설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철근의 비중을 축소, 철근중심의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코렉스-박슬라브 일관라인을 통한 핫코일분야로의 사업
영역확장은 봉강과 판재를 모두 생산하는 종합철강업체로서의 성장과
기술적 측면에서의 경쟁력제고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사실 동국제강은 국내3위의 조강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철근의 비중이
워낙 높아 종합철강업체라기보다는 철근업체로 분류돼 왔다.

그동안은 또 철근경기가 괜찮아 제품의 다양화가 절실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중소업체들이 철근설비를 크게 늘리고 값싼 외국산철근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올들어 이미 나타나고있듯 철근은 공급과잉으로 채산성이 크게 떨어졌으며
중소업체들의 설비증설추세로 보아 이같은 상황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당장의 채산성확보나 세계적 철강업체로서의 성장을 위해서는
형강이나 핫코일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철근의 비중을 낮추어야 한다고
판단, 이부분에 집중투자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 스스로도 창립40주년인 올해를 "제2창업의 해"로 삼는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89년부터 전담팀을 구성, 철강수요구조의 변화에 대비한
이같은 투자방안을 극비리에 추진해 왔었다고 밝히고 있다.

동국제강은 또 유상증자, 한국철강주식의 매각, 해외전환사채(CB)등을
통해 사업비를 충단한다는 자금조달계획까지도 마련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의 이같은 설비투자는 그러나 앞으로 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의 제철소건설계획등으로 설비과잉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렉스-박슬라브공법에 의한 핫코일생산은 별문제가 없으나 형강등 전기로
제품의 경우엔 상공자원부가 과잉투자의 우려가 크다고 판단, 나름대로
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인데다 인천제철 강원산업등도 신.증설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