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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국경이 무너지면서 해외금융시장이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자본시장개방으로 자본의 국적이 무의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출선을 찾는 과정에서 여수신금리 대출기간 등 금융조건만
좋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은행을 선택하고 있다.

외국금융기관의 움직임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닌 상황이다.

선진기법을 활용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해외금융기관들의 새로운 움직임
을 수시로 소개한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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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들랜드은행의 자회사인 퍼스트다이렉트(First Direct)은행.

영국은행고객의 약2%인 40만가구와 거래하고 있는 소매금융기관이다.

이회사의 특징은 일반고객들을 상대로한 금융기관이면서도 지점이 없다는
것.

"퍼스트 다이렉트"라는 이름에서도 알수있듯이 지점을 거치지 않고 본사가
직접 소비자와 접촉한다.

그러니까 은행원들과 고객들로 분주한 은행지점의 모습은 이 은행에서
찾아볼 수 없다.

퍼스트 다이렉트은행의 고객들은 우편 전화 퍼스널컴퓨터 TV등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

본사에 설치된 전화와 컴퓨터단말기에서는 24시간 내내 고객들의 주문이
쏟아진다.

송금 자동이체 채권매매등 다양한 업무가 컴퓨터를 통해 신속히 처리된다.

미들랜드은행이 지점이 없는 퍼스트다이렉트은행을 설립하게 된 것은
지점의 경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미들랜드은행은 은행지점의 비용증가가 수익증가를 계속 앞질러갈 것이라고
진작부터 판단한 것이다.

90년대초의 이익규모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90년대말까지 지점수를
50%정도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 은행은 지점을 줄이기보다는 아예 지점이 없는 은행을 새로 만든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미들랜드은행의 이같은 선택은 우선 비용측면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퍼스트다이렉트의 92년 계좌당 서비스비용은 65달러.

지점을 통해 거래했던 미들랜드은행의 1백60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1 수준
이다.

고객들도 퍼스트다이렉트은행의 접근방식을 좋아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중 언제라도 컴퓨터와 전화등을 통해 은행과 거래할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 편이성"보다는 "접근의 용이성"을 더욱 중시한 탓이다.

어떤 점에선 신세대감각을 잘 간파한 것이다.

92년 조사에 따르면 퍼스트 다이렉트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의 87%가 친구
에게 추천할만큼 이은행의 서비스에 만족했다.

지점을 통한 전통적인 은행서비스에 만족한다는 대답(35%)보다 2.5배이상
높은 수치다.

물론 퍼스트다이렉트은행이 전화와 컴퓨터를 이용한 금융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많은 외국금융기관들이 통신망을 이용한 "다이렉트뱅킹"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주요금융기관의 거래중 지점을 통해 이루어진 것은
절반정도에 그쳤다.

나머지는 통신을 활용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다이렉트뱅킹"만을 전담하는 은행으로는 퍼스트다이렉트가 처음
이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