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로부터 90대 노모를 모시기를 거부당한 70대 노인이 노모를 살해
했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자신의 자식들과 여동생이 부양을 꺼리는 90대
노모를 살해, 암매장한 혐의로 김홍두씨(72/무직/경기도 시흥시 거모동)
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오전2시쯤 전남 고흥군 도화면 당오리
자신의 처 무덤 옆에서 어머니 임유수씨(94)를 목졸라 살해, 암매장한 혐
의를 받고 있다.

고흥이 고향인 김씨는 12년전 부인이 지병으로 사망하자 홀로 농사를 지
으며 노모를 모셔왔다. 마을 주민들은 "김씨는 술을 마시다가도 끼니때만
되면 반드시 집에들어가 노모의 밥을 지어주는 등 극진한 효자였다"고 입
을 모았다.

여수에 홀로 사는 여동생(62)집으로 옮겨 4개월가량 살던 김씨는 지난
달 23일 밤늦게 경기도 안산에 사는 큰아들(47/노동)집에 갔으나 큰아들
내외는 밥도 차려주지 않고 안방에 들어가 자버렸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
포에 사는 둘째아들(42/사진관 경영)을 불렀으나 둘째는 얼굴만 비치고
"급한 약속이 있다"고 돌아가버렸다고 김씨는 말했다.

다음날 큰아들 집을 나서 여수로 내려온 김씨는 23일 밤11시쯤 고향으로
돌아가다 부인 묘소앞에 내려 통곡하다가 어머니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