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578) 제3부 정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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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보는 또 경찰쪽에 자신의 수족이 되어 움직여줄 사람을 하나 물색했다.
비스마르크가 말했던 것처럼 내리누르는 강력한 정치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경찰 조직을 확대 강화하고, 그것을 자기가 손아귀에 불끈 틀어쥐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경찰청을 경보료라고 했다.
경보료에 경보조(국장급)로 있는 가와지도시요시를 오쿠보는 어느날 자기의
집무실로 불렀다.
가와지는 마쓰마번 출신으로 평소에 오쿠보를 잘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같은 사쓰마번출신의 두 경보조가 사이고의 뒤를 따라
사표를 내고 물러났는데, 그는 휩쓸리지 않고 그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경보료 쪽에 사이고를 따르는 사람이 유독 많아서 나졸
(순경)까지 도합 삼백명이 옷을벗고 떠나버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대감어른, 부르셨습니까?"
"어서 오오"
가와지가 들어서자 오쿠보는 집무실의 출입문을 안으로 걸어잠갔다.
응접 의자에 마주앉아서 오쿠보는 한결 정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와지상, 오래간만이오"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런데 요즘 경보료가 텅텅 비다시피 했다면서요?"
"텅텅 빈 것은 아닙니다만, 제대로 일을 할수가 없을 정도로 인원이
모자랍니다"
"사카모도와 고쿠부도 떠났다지요?"
두 사람 다 사쓰마번 출신의 경보조였다.
"예, 제가 만류를 했으나, 소용이 없더군요"
"떠날 사람은 떠나는게 좋아요. 그런데 가와지상은 떠날 생각이
없었나요?"
오쿠보가 웃으며 물었다.
"떠나다니요. 저는 원래 경찰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봉직해 왔습니다. 높은
분들의 정치싸움에 휩쓸려 천직을 버릴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정한론에는
반대 입장이기도 했고요. 지금은 유신정부가 들어서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 나가는 대변혁기이니 내치에 온힘을 기울여야지, 남의 나라와 전쟁을
일으켜 국력을 헛되이 소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옳은 판단이오. 그래서 내가 가와지상을 부른 거요. 나는 앞으로 경찰
조직을 확대하고, 인원을 대폭으로 늘려서 국가의 기강을 경찰력으로 바로
잡아 나갈까 생각하고 있소. 가와지상이 그일을 맡아서 나를 보좌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의향이 어떻소?"
비스마르크가 말했던 것처럼 내리누르는 강력한 정치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경찰 조직을 확대 강화하고, 그것을 자기가 손아귀에 불끈 틀어쥐어야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경찰청을 경보료라고 했다.
경보료에 경보조(국장급)로 있는 가와지도시요시를 오쿠보는 어느날 자기의
집무실로 불렀다.
가와지는 마쓰마번 출신으로 평소에 오쿠보를 잘 따르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같은 사쓰마번출신의 두 경보조가 사이고의 뒤를 따라
사표를 내고 물러났는데, 그는 휩쓸리지 않고 그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경보료 쪽에 사이고를 따르는 사람이 유독 많아서 나졸
(순경)까지 도합 삼백명이 옷을벗고 떠나버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대감어른, 부르셨습니까?"
"어서 오오"
가와지가 들어서자 오쿠보는 집무실의 출입문을 안으로 걸어잠갔다.
응접 의자에 마주앉아서 오쿠보는 한결 정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와지상, 오래간만이오"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그런데 요즘 경보료가 텅텅 비다시피 했다면서요?"
"텅텅 빈 것은 아닙니다만, 제대로 일을 할수가 없을 정도로 인원이
모자랍니다"
"사카모도와 고쿠부도 떠났다지요?"
두 사람 다 사쓰마번 출신의 경보조였다.
"예, 제가 만류를 했으나, 소용이 없더군요"
"떠날 사람은 떠나는게 좋아요. 그런데 가와지상은 떠날 생각이
없었나요?"
오쿠보가 웃으며 물었다.
"떠나다니요. 저는 원래 경찰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봉직해 왔습니다. 높은
분들의 정치싸움에 휩쓸려 천직을 버릴수가 있습니까. 그리고 정한론에는
반대 입장이기도 했고요. 지금은 유신정부가 들어서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 나가는 대변혁기이니 내치에 온힘을 기울여야지, 남의 나라와 전쟁을
일으켜 국력을 헛되이 소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옳은 판단이오. 그래서 내가 가와지상을 부른 거요. 나는 앞으로 경찰
조직을 확대하고, 인원을 대폭으로 늘려서 국가의 기강을 경찰력으로 바로
잡아 나갈까 생각하고 있소. 가와지상이 그일을 맡아서 나를 보좌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의향이 어떻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