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메운 인공섬인데다 첨단기술을 총동원했다는 점등으로 개항전부터
많은 화제를 뿌려온 이공항은 경제대국일본의 제2관문역할을 하면서
간사이지방의 발전에도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국의
김포공항및 영종도공항과는 치열한 경쟁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사이국제공항 국제선에는 개항과 함께 22개국 30개항공사가 주3백39편을
취항한다. 직항편으로 연결되는 해외도시는 41개도시.

여기에는 브루나이 베트남 네팔등 처음으로 일본에 직항하는 지역들도
포함돼 있다. 국내선의 경우는 도쿄 삿포로등 24개도시와의 사이에
주4백69편이 연결된다. 국제선과 국내선을 합한 이공항의 연간 최대
취항능력은 16만대.

간사이국제공항은 일본에서는 20세기 최후의 사업으로 불릴 정도로
대형프로젝트다. 우선 투입자금이 모두 1조4천4백44억엔(약11조원)으로
올해 한국정부예산액의 25%선에 이른다.

그런만큼 공항은 최첨단설비가 갖춰졌고 공항건물의 설계등에도 외국의
유명디자이너들이 동원됐다. 뿐만아니라 공원및 공항관련설비등에도
3조5천억엔이 투입됐다.

이역사는 지난 87년1월 처음 공사에 착공하고부터 7년반이상에 걸쳐
완성됐다. 신공항건설을 위한 조사작업이 시작된 때부터 따진다면 무려
26년이 걸렸다.

바다한가운데에 5백11 에 이르는 인공섬을 만들었고 3.75km의 연육교도
건설됐다. 공항과 간사이지방을 잇는 철도및 고속도로도 갖춰 오사카
중심부가 30분만에 연결된다. 교토 고베 나라등도 모두 1시간30분이내에
도착할수 있다.

간사이국제공항의 추진주체는 KIAC로 불리는 간사이국제공항주식회사.
중앙정부및 오사카부 민간기업등이 합동으로 출자해 지난 84년10월에
설립했다.

중앙정부가 3분의2를 오사카부와 민간기업들은 6분의1씩을 각각 출자
했다. 현자본금은 4천3백30억엔.

이공항의 특징은 국내선(하네다)과 기능이 분리된 나리타공항과는 달리
국제선및 국내선을 함께 운영한다는 것이다.

2층의 국내선발착게이트에서 위아래로 이동하는 것만으로 국제선이용이
가능하다. 국내선및 국제선을 함께 이용해야할 경우는 나리타에 비해
시간적 비용적으로 훨씬 유리한 셈이다.

간사이국제공항은 잃어버린 옛영화를 되찾기 위한 오사카 교토 나라지방
주민들의 열망을 상징하기도 한다.

나카가와 카즈오오사카부지사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공항은 부내 GDP를
0.78%정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동경지역과 맞설수
있는 경제적기반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공항의 장래가 밝기만한 것은 결코 아니다. 출발은 화려해
보이지만 넘어야할 산이 너무나 많다.

우선 계획에 비해 항공회사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개항일현재의
국제선 항공편수는 당초 전망에 비해서는 절반선에 불과한 수준이다.
주당 2천3백편이 운항하는 나리타공항에 비해서는 7분의1선에 머물고
있다.

항공사들의 반응이 부진한 것은 두가지 이유로 생각해 볼수있다.

첫째는 외국항공사들은 KIAC가 자체평가하는 것만큼 이지역의 경제력을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는 아직은 도쿄쪽에 치우쳐
있다고 보는 것이 외부의 시각이라고 할수 있다.

두번째의 요인은 이용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이공항의
항공기착륙료는 기체중량 1 당 1회 2천3백엔이다. 점보기로 환산할
경우 회당 약91만엔에 이른다.

나리타공항의 이용료 95만엔에 비해선 약간 싸지만 프랑크푸르트공항의
2배,김포공항에 비해선 3.6배에 이르는 높은 수준이다.

항공사들이 달가워할리가 없다. 회사자체의 재무구조도 대단히 열악하다.
모두 1조5천억엔에 가까운 자금이 투입됐지만 자본금 4천3백30억엔을
제외한 1조엔이상의 자금이 빚으로 조달됐다. 원리금상환부담이 크다는
얘기다.

또다른 문제는 여타공항들과의 경쟁을 어떻게 이겨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다. 동북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이 영종도신공항을 계획하고 있는가
하면 홍콩역시 신공항건설에 대규모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의 항공수요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북부
지역의 경우는 영종도공항이,남부지역의 경우는 홍콩이 훨씬 가깝고
편리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간사이공항이 현재의 요금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서는 중간기착지로서의 매력은 갖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한국이나 홍콩이 간사이공항의 건설로 갖게되는
불안감보다는 간사이공항측이 갖고있는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국내외항공을 일체로 이용할수 있는 신공항이 완성됨으로써
그동안 김포공항을 이용해온 일본인 해외여행객들이 상당부분 흡수될
것이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들을 최소한의 수준에서 묶어두는 일이 김포공항과 영종도공항 나아가
한국의 항공사들이 해야할 과제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