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호한국은행총재초청으로 방한한 미에노야스시일본은행총재는 31일
한은에서 "일본경제와 중앙은행"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경제가
고도성장에서 안정성장으로 이행할 때는 무엇보다도 물가안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

최근 중앙은행본연의 모습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는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및 80년대의 자산가격대변동에 영향을 받은데다 유럽연합
(EC)통합과정에서 유럽각국이 중앙은행독립성을 추진하면서 비롯됐다.

일본 경제와 중앙은행과의 관계를 돌아보자. 일본의 금융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국민적 반성으로 부터 시작됐다.

47년 재정법제정으로 일본은행의 국채인수를 금지하고 49년 일본은행법
개정에 따라 정책위원회제도가 도입됐다. 그결과 일본경제는 고성장
소득격차의 해소및 완만한 인플레이션(연율5%정도)을 달성할수있었다.

그러나 경상수지흑자국으로 전환되면서 70년대 후반 급격한 물가상승및
그에 따른 긴축정책으로 장기간의 경기후퇴를 경험했다.

당시의 물가상승은 "일본열도개조붐"으로 불리는 부동산투자, 제1차
오일쇼크등 몇가지 요인이 복합되어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각 경제주체의 물가안정에 대한 인식희박및 인플레이션의
체질화등이 주원인이었다.

이로부터 일본은행은 세가지 교훈을 얻었다. 이는 <>경제가 고도성장에서
안정성장으로 이행할 시기에는 무엇보다도 물가안정이 중요하다는 것
<>일단 인플레이션이발생한 후에 이를 억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
<>인플레이션방지를 위해서는 통화가치안정에 관한 국민적합의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을 말한다.

일본 경제는 80년후반이후 급격한 자산가치상승(버블)으로 경기과열이
초래되고 그 반동에 따라 심각한 경기후퇴를 경험했다.

버블로 불리는 자산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일본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
에서도 발생한 현상이다. 그 원인 또한 단순하지 않지만 일련의 금융완화
를 배경으로 한 통화공급량의 증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 분석된다.

이와관련,당시의 금융정책운영에 관해 몇가지점들을 언급하지 않을수
없다. 85년 플라자합의 이후의 급격한 엔고충격방지를 위해 재할인율을
87년 전반까지 연2.5%수준으로 내린후 약 2년간 그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경기는86년말경에 이미 바닥을 벗어나고 있었던 만큼 결과적으로
금융정책의 실행이 늦었다는 점을 부정할수없다.

이과정에서 일본은행은 또다시 중요한 점을 배웠다. 으레 모습을 달리
하는 인플레이션의 위협에 대해 중앙은행으로서 미리 미리 대응해 나갈
수있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필요하다는 것과 금융정책은 인플레없는
지속적 성장이라는 중장기적 목표를 위해 운용돼야 한다는 것등이다.

일본은행의 경우 지난 42년에 제정된 전시입법에 의해 광범위하게
정부의지시나 감독을 받아 중앙은행독립성면에서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독립성문제는 단순히 법제상의 측면보다는 얼마만큼
주체적으로 정책운영을 하고 있느냐는 실천적 측면이 중요하다.

최근들어 일본경제는 거품의 후유증이 해소되면서 경기회복전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5년간을 돌이켜보면 89년부터 2년간은 긴축, 91년이후에는 과감한
완화정책을 취해오고 있는데 이는 일본경제를 항상 인플레없는 안정성장
경로로 이행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극심한 불황중에 기업에게 중장기적인안정성장의 중요성을 역설하여
이해를 얻는 일은 쉽지 않지만 정책담당자로서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일본은행은 기업이나 가계에 대해 불필요한 희생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지나친 경기자극으로 후유증을 남기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