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미국에서 일본소니사의 국적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흥미를
끈적이 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소니사를 미국기업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게된 배경은 간단하다. 소니사의 주식은 이미 60년대
초부터 주식예탁증서(DR)형태로 미국시장에서 거래됐으며 지난 70년9월엔
일본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는 사실이다.

이회사의 주가와 영업실적이 늘상 주식시장지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아온
미국의 투자자들은 이회사를 미국기업인냥 착각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포항제철의 뉴욕증시상장 추진을 계기로 해외증시
상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과연 해외증시상장을 통한
이점은 무엇일까.

국내증시 상장을 통한 혜택도 상당하지만 해외증시에 상장할 경우엔
또다른 효과를 거둘수 있게 된다.

첫째는 해외로부터 값싼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할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주식을 발행할 경우엔 합리적인 주가수준으로 판단되는 기준
주가에서 얼마간 할인발행되는데 비해 외국시장에선 오히려 할증해
발행할수 있다는 점이다.

발행할 당시부터 프리미엄을 붙여 그만큼 자본조달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기업의 재무구조가 더욱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는 해당기업에 대한 주식수요와 유동성을 증가시켜 주가안정효과를
기대할수 있다는 점이다. 매수세력의 저변확대를 가져오게 된다는
점에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보다 많은 기관투자가들에게 유통시킬수 있을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된 경우엔 주가상승효과를 가져올수도 있다.

이와관련,대신경제연구소는 소니사의 주가를 예로 들며 해외증시상장이
주가상승에 미치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소니의 주가는 뉴욕증시에 상장되기 2개월여전인 지난 70년6월말의
1천9백엔을 바닥으로 2년뒤인 72년6월말엔 5천5백10엔으로 거의 3배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이기간중 소니의 주당순이익(EPS)이 꾸준히 늘었다는 요인도 가세했지만
해외증시상장의 효과를 도외시할수 없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발행기업에 대한 지명도가 높아져 외국인을 대상으로한 홍보효과를
극대화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소니사의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수 있다.

한국증권경제연구원의 이인섭박사는 인지도를 높인다는 점과 관련해
"미국증시에 상장된 일본의 24개기업은 대부분 전자 자동차등 일반
소비자들을 주요수요계층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제도적인 측면의 부수효과도 상당하다. 대우증권의 황건호
이사는 "까다로운 외국증시의 상장요건을 충족시키다 보면 회계및
공시업무도 선진화돼 장기적으로 한국증시의 질적향상을 가져올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뉴욕증시만 하더라도 <>개인주주 5천명이상<>일반주주 소유주식수
2백50만주이상<>싯가총액및 순유형자산이 각각1억달러이상<>최근3년간
세전순이익누계 1억달러이상(매연도별 2천5백만달러이상)등의 상장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 연결재무제표나 제조원가보고서등의 수준높고 까다로운 공시의무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자칫 기업정보가 해외에서 국내로 역류할 것도
우려해야할 정도이다.

상장절차는 거래소마다 다르지만 뉴욕증시의 경우엔 예비심사를 거쳐
상장신청서를 제출하면 약4주후에 승인여부가 결정되고 승인된지 4주후에
정식으로 상장돼 거래된다.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도 하지만 이로인해 뉴욕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그만큼 해당기업의 국제적인 신인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장기업중에서도 뉴욕증시의 상장요건을 갖춘 기업은
포철을 비롯해 한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등 10개사정도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해외증시 상장에 따르는 비용이다. 상장을 위해 해당 감독기관
이나 증권거래소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제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무시할수 없다.

또 공시의무를 이행해 나가다보면 영업비밀이 여타지역으로 누출될
위험성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같은 비용과 관련한 부정적인 측면보다도 해외증시상장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더 큰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92년말현재 주요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수를 보면 런던이 6백13개로
가장 많고 프랑크푸르트가 3백54개이며 취리히와 암스테르담 파리등이
2백여개씩이다. 또 도쿄엔 1백25개,뉴욕엔 96개등이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