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이 90줄에 들어섬에 따라 ''등이 없는 중국''의 모습
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등사후의 중국은 과연 강택민주석을 정점으로 정치/경제적 격변없이 순항
할수 있을 것인가.

권력다툼이 장기화되고 국가자체가 아예 산산조각날수도 있다는 일부의
분석도 있듯이 예측을 불허하지만 개혁/개방이란 등의 노선은 거스를수
없다는 의견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그러나 개혁/개방의 추진속도에 대한 지도층의 의견대립을 조정하고 개혁/
개방에 따른 부작용이란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등사후 중국의 정치/경제상황및 과제에 대한 본사 최필규 북경특파원의
분석을 2회에 걸쳐 싣는다.
< 편 집 자 >
**********************************************************************

중국최고지도자인 등소평이 22일 90세의 생일을 맞았다.

90세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도 등소평의 건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등의 건강여부가 곧 중국장래의 향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포스트등시대의 개혁.개방정책노선은 어떻게 될것인가, 고성장에 따른
인플레나 소득격차등 문제점의 치유책은 무엇인가, 강택민을 중심으로 하는
후계구도는 정비돼 있는가.

등의 90세 생일을 맞아 이에대한 궁금증들이 증폭되고 있다.

등의 사생활은 여전히 안개속에 묻혀있지만 최근들어 여러 경로로 그의
근황이 알려지고 있다.

등소평은 북한의 김일성사망소식을 듣고 건강에 주의를 부쩍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등의 나이때문에 올해들어 그의 건강에 대한 루머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2월 등이 대중에게 모습을 나타냈을때 "많이 쇠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뒤이어 6월엔 홍콩신문들에 등이 죽었다는 뉴스가 실려 홍콩의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적도 있다.

이러한 여론에 대해 둘째딸인 등남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주임등 가족들은
등소평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거듭 강조해 오고 있다.

이에대한 등소평자신의 반응이 재미있다.

"이제 더이상 나의 건강문제를 언급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미 장수하지
않았는가. 건강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치 못하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질수도 있다"

등소평은 본인의 나이를 의식,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개방노선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 둘씩 포석을 다지고 있다.

등은 최근 경제성장둔화에 불만을 표시하고 적극성이 없으면 개혁을 논할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이 지난해 13.4%에서 올상반기중 11.6%로 둔화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등은 적어도 경제적인 면에서 그의 이념이자 신념이기까지한 개혁.개방
정책이 속도를 늦추지 않고 후세에 받아들여지기를 원하고 있다.

현재의 지도부도 대체로 이같은 방향을 따르고 있지만 "속도조절"에
대해선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도부는 대체로 크게 3개파로 나뉘어져 있다.

계획경제요소를 중시하는 개혁신중파(이붕총리 진운등)와 개혁추진파이면서
고성장에 의한 생산력증대를 중시하는 생산력중시파(등소평의 가속론을
최고로 삼는 지방정부 지도자들), 같은 개혁추진파라 할지라도 마이크로
통제를 중시하는 균형파(주용기부총리)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구도로 인해 올해 3월 전인대에서 발표된 이붕총리의 정치보고엔
"개혁.발전"의 가속에다 정치 사회의 "안정"이 강조됐다.

때때로 개혁신중파및 균형파가 연합전선을 펴 생산력중시파를 제압하려
하지만 동상이몽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의 삼중전회에서 "사회주의시장경제체제확립을 위한 결정"이
발표되고 재정과 금융개혁 국유(국영)기업개혁등 광범한 조치가 제정됐다.

그러나 시장경제를 향한 제도개혁이 종래의 계획경제의 중추에 삽입될수록
기득권층의 저항이 강해졌다.

예를들면 국유기업의 정리및 도태는 대량의 실업자를 양산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게 된다.

무리하게 강행하면 노동자파업등 사회불안만 심화될 뿐이다.

이에따라 계획경제를 중시하는 개혁신중파와 시장화를 추진하려는 두 개혁
추진파사이에 개혁.개방의 속도를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될 소지가 있다.

지금은 그런대로 3개파간에 연합이 이루어져 의견차이를 좁혀가고 있지만
포스트등시대를 맞으면 정책방향을 놓고 거대세력간에 상당한 알력이 예상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고성장에 따른 인플레나 소득격차등의 문제점만 해결한다면 등소평
의 개혁.개방정책은 확대될 것이며 후계체제도 확고해질 것이라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경=최필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