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5일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한다면 경수로건설 을 비
롯한 평화적 핵에너지의 개발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을 지원할 용의 가 있
다"며 "이는 우리 민족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민족발전 공동계
획>의 첫사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민족발전 공동계획>구 상을 북
한측에 제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군 목천면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 49
주년 기념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북한이 안정속에서 개혁과 개방의 길
로 나온다면 한국 정부와 국민은 같은 민족으로서 협력과 지 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남북이 협력속에 경제적 번영을 이룩, 하나의 경제 공동체
가 형성될 때 자연스런 통일, 바람직한 통일이 이뤄진다"면서 "우 리는 결
코 북한의 고립을 원하지 않으며 흡수통일도 원하지 않는다"고 거듭 천명
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통일은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하나의 민족공 동체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
일방안>을 정리하고 "이는 중간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1민족 1국가로
통일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통일은 가공적인 국가체제의 조립보다도 더불어 살 아가는
민족공동체 건설에, 계급이나 이념보다도 인간중심의 자유민주 주의가 바
탕이 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 자주 ▲평화 ▲민주를 통일의 3원칙으로
제시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북한당국은 구시대적 대남적화전략을 마땅히 포기해야
하며 인권을 개선하는 과감한 개혁을 시도해야 한다"고 촉구하 고 "이산
가족 문제를 기본적인 인권문제로 인식하는 것은 물론 억류자문 제의 해
결에도 지체없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인권문제를 적극 제 기했다.

또 김대통령은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의 성 실한 이
행 ▲상 호비방 중지 ▲군사적 대결을 종식시킬수 있는 군사적 신 뢰구축
▲핵을 무기로 한 폐쇄지향의 모험중지등을 거듭 촉구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대북입장표명은 그동안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 을 자
제해온 정부의 입장과 대조를 보여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이 주목 된다.

김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서 냉전의 시대는 지났으며 남북한 사 이의 체
제경쟁도 이미 끝났다"고 선언하고 "통일을 추진하는 우리의 기 본철학은
자유와 민주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통일원칙
을 천명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는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 드시 수
호될 것" 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통일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갑자기 닥쳐올 수도 있다"며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에 대비할 것을 당부하고 "통일에의 영광과 환희
뿐만 아니라 그에 수반되는 고통과 희생도 나누어 질 수 있는 힘과 용
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내년에 맞는 광복 50주년은 민족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해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광복 50주년을 한마음 한뜻으로 <7천만의 한
민족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을 것을 내외동포앞에 제의한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