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발표한지 4개월만에 일단의 평가를 공식화하는 이런 큰상을
받게돼 과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주관하는 제6회
이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인훈(58)씨의 소감이다. 수상작은 올봄에
출간한 장편소설 "화두".

"화두"는 "광장"의 작가로 유명한 최씨가 20여년만에 내놓은 신작. 다소
어려운 주제의 순수소설임에도 불구,베스트셀러목록에 오르면서 화두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작가는 이 소설속에서 평생 천착해온 이데올로기문제에 자신의 개인사를
풀어놓으며 독자에게 새로운 시대의 이데올로기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조명희의 "낙동강"과 백남운이 쓴 "조선경제사"등 독서를
통한 작가의 사상편력이 소설 전반에 펼쳐진다.

여기에 광복에서부터 광주항쟁까지 한국사 격동의 순간과 독일통일
동구권몰락등 세계사의 대격변으로 인한 작가의 지적고뇌가 함께 어울려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일기와 단상을 적은 메모들이 작품 집필에 도움이 됐다"는 최씨는
"한인간이 주위환경과의 교감을 통해 자기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개인의 삶이든 역사의 진행방향이든 바람부는 바다가운데처럼 소용돌이
치게 마련입니다. 저는 문학이라는 돛대에 몸을 묶어 이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같은 항해기록이 바로 "화두"입니다" 최씨는
36년 함북회령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법대를 4학년1학기까지 다니다
자진중퇴하고 59년 "자유문학"에 "GREY구락부 전말기"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66년 단편 "웃음소리"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고 현재 서울
예술전문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산문학상은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한 이산 김광섭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상으로 장르 구분없이 그해의 우수작품에 수여되고 있다. 상금은
5백만원. 시상식은 이산선생의 양력생일인 10월20일에 열릴 예정이다.

<권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