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영화진흥공사의 "금관영화제"가 올해부터 "금관단편영화제"로 그 성격을
크게 바꾸고 삼성그룹의 광소프트사업본부인 삼성나이세스가 올가을 "서울
단편영화제"를 개최키로 하는등 단편영화의 위상이 크게 제고되고 있는 것.

단편영화에 대한 인식이 이처럼 제자리를 찾게된 배경에는 조만간 일어날
영상산업의 커다란 판도변화가 큰 작용을 하고 있다. CATV, 위성방송등
곧 현실화될 신영상매체의 태동으로 단편영화나 비극영화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작은물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 듯 단편영화의 활성화야말로 한국영화
발전의 초석이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 형성도 단편영화제 붐조성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나이세스는 "국내최초의 본격 인디펜던트(독립영화)영화제"라는
기치를 걸고 오는 11월5~11일 동숭아트센터에서 "94서울 단편영화제"를
개최한다.

대기업의 창작지원사업이라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영화제
에는 2천만원의 최우수작품상을 비롯,7개부문에 걸쳐 총 7천여만원의
상금이걸려 있다. 출품마감은 9월5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으로 로카르노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배용균감독이 고사끝에 심사위원장을 맡고 배우 안성기, 영화평론가
이용관,영화감독 박광수,"신씨네"대표 신철씨등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응모작은 한국국적을 가진자가 영화제 개막 12개월 이전에 제작한 것으로
길이 60분이내의 16mm 또는 35mm필름으로 제한돼 있다.

이밖에 독일의 저명한 실험영화제작자인 크리스토프 야네츠코를 초청,
워크샵과 심포지움을 갖는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삼성나이세스측은 "순수예술 창작작업으로서의 영화제작 의욕을 고취시켜
한국영화산업 기반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영화제를 개최키로 했다"며 "뉴욕,
파리등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있는 유학생들이 대거 참여,약 1백여편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간 문화영화, 홍보영화, 청소년영화등에 국한됐던 영진공의 "금관상
영화제"도 금년부터 "금관단편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단편극영화와
비극영화 제작활성화를 도모하는 영화제로의 탈바꿈을 시도한다.

또 첨가자격도 과거 30세미만의 아마츄어로 제한했던 것을 등록된
극영화제작자가 아닌 자와 비극영화 제작자로 대폭 확대시켰다.

출품대상은 16mm나 35mm필름으로 촬영된 상영시간 30분내외의 단편
극영화나 비극영화로 9월6~9일 신청하면 된다.

"그 섬에 가고싶다"의 박광수,"결혼이야기"의 김의석,"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박종원감독등은 모두 이 영화제 출신이다.

영화계인사들은 이들 단편영화제가 "영상소프트산업의 차세대주자들을
적극 육성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반기고 있다.

<윤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