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를 이기기위해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미스들은 수분보충도 할겸
시원한 수박과 같은 과일을 먹는게 제격이라고 한다.

중년의 남성들은 땀을 많이 흘리면 양기가 떨어지므로 기력이 펄펄 나게끔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의대에 재학중인 길동의 생각엔 이들의 방법은 모두 한차원 낮은
방법이다.

길동은 한의학 이론에 따라 차가운 물(한수)과 같은 성질의 인체내
족태양방광경이라는 경락에 자극을 주고자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무서운
납량물을 관람하기로 한것이다.

사랑하는 애인의 가녀린 손목을 쥐고 괴기영화를 본다면 더위는 이미 그곳
에 없으리라.

지난주에 희 노 우 사 비 공 경과 같은 인간의 감정까지도 한의학에서는
오장개념에 배속시켜 관찰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인체의 제반 생명현상을 계통적으로 분류하고 대표하는 장기로
설명하는 장상학설과 더불어 진단과 치료에 근본이 되는 것은 또한 경락학설
이다.

경락학설은 인체내 각 부분간의 상호관계와 상호영향을 설명해 주는
이론인데 경락은 인체내 기혈을 운행시키고, 인체의 이상증상을 반영하며,
침구자극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쉽게 말하여 경락이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인체내의 도로망에 비유될수
있는데 대략 12개의 큰 도로망, 즉 십이경락이 존재하고 있다.

오장과 마찬가지로 경락또한 인간의 제반 감정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음은
물론이니 일반인들이 별 뜻없이 행하는 동작이나 언어도 알고보면 인체내
경락의 흐름과 관련되어 있다.

가령 애인을 뜻할때는 항상 새끼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최고다 싶을땐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운다든지의 행동이 그렇고 무심코 내뱉는 "심보가
고약하다"거나 "간뎅이가 부었다"는 용어가 그러하다.

그럼 길동의 피서를 살펴보자.

무서운 괴기영화는 공이라는 감정으로 인체의 등쪽을 두갈래로 순행하는
족태양방광경을 자극하게 되는데 방광경은 차가운 물의 성질이 있기에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오한을 느끼게 한다.

또 공포라는 감정은 인체내의 기운을 급작스레 아래로 끌어 내리기에
비뇨생식 내분비계통을 대표하는 장기인 신장에 영향을 미쳐 급기야 오줌을
지리게 만들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