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장기독재끝에 지난 8일 사망한 김일성의 뒤를 이어 아들 김정일이
주석직과 당총서기직을 승계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김일성사후
북한의 개혁.개방 활성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9~91년에 걸친 동구 공산주의 몰락과 공산소련 해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우리식 사회주의"를 외치면서 노선불변을 선언했으나 북한문제
관측통들은 권력을세습받게 될 김정일이 김일성 사후에도 기존의 외교.정
치노선 기조는 유지하되 경제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서방에 대한 개방문호
를 서서히 넓혀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북한에는 변화의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다.최근 북한을 탈출한 귀순
자들,북한을 방문했던 교포등 서방인사들,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유학생들
과 대화를 나눈 사람들,그리고 여러 계기에 북한을 취재한 서방언론이 전
하는 바에 따르면 북한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조짐들은 의외로 많다.

<>여성들의 화장품 열기: 일본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주간 아에라지는
평양 발기사에서 평양시내 김일성광장 근처에 위치한 제일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에 여성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고 전했다.

<>금융활동의 변화: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잡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지는북한에도 현금경제가 자리잡아 지폐가 종전의 배급권을 밀어내기 시작
했으며 개인예금에 대해 이자도 지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생산성을 향상
시킨 노동자들에게는장려책으로 현금보너스나 상품이 지급되기도 한다는 것.

<>생필품 직매점 증가: 사회주의경제하에서 완전배급제를 시행해온 북한은
지난84년부터 시 군 면 단위의 생필품 직매점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요구르트와 빙과류의 직매점.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은 90년 4월 평양 용성구역에 세운 요구르트공장에
서 하루 약 3만3천개의 요구르트와 아이스크림.주스등 10여종의 식료품을
생산하며 이의 판매를위해 모란봉구역 개선동에 대성요구르트 직매점을 설
치했다는 것.

복권 등장: 국가에서 복권을 발행,당첨되는 사람에게 TV세트를 살 수 있는
정도의 현금을 지급하기도 하는 것으로 북한을 여행한 호주의 한 학자는
전했다.

<>대외인식의 변화: 일반 주민들은 4~5년전부터 노동당 입당을 절대시하지
않고 정무원의 무역부,외교부,관광안내 계통 등 외부세계와 접촉이 많은직
종을 선호하고 있으며 달러나 외국제품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인기
를 얻고 결혼상대로도 이들 직종인들이 점수를 따고 있다.

<>서방제품 선호: 대부분 고위간부들은 서방제품을 선호하고 양담배를 신
분과시용으로 애용하며 남한가요도 많이 즐기고 있다고 전해진다.

<>통제정책의 완화: 주민들에게 조상에 대한 제례와 성묘가 허용되고 개인
이 집을 지어 웃돈까지 붙여 전매도 할 수 있다고 지난 92년 북한을 방문했
던 한 재미교포가 전했다.

이러한 변화들이 과연 적극적인 개방화로 이어져 체제변화까지 가져올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