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만도 못한 사람이에요(노)" "말 조심해(사)" "말조심 안하면 어떻게
할건데(노)"

시중잡배들의 싸움장면이 아니라 지난7일 현대중공업 임금교섭장에서 노사
대표가 서로 내뱉은 말이다.

노조대표가 협상이 난관에 부딪히자 협상테이블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말을 입에 담았고 급기야 노사는 언성을 높였고 멱살잡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이후 협상은 결렬되고 불쾌한 표정을 협상장을 나섰다.

노사협상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서로의 이해가 상충된다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감정대립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협상장에서의 기본은 서로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의견을
정취해 자신의 명확한 논리로 상대방을 이해시켜야 하는 것이다.

노와 사는 서로 적이 아니고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라고 볼때 현대중공업
노사가 보여준 작태는 부끄러울 뿐이다.

이와관련 회사는 8일 유인물을 통해 "노측 교섭위원의 욕설과 폭언에 대해
위원장이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노조는 "교섭중 사측이 일방적으로
퇴장했다"며 사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협상장의 결투(?)가 유인물 전쟁으로 번진 것이다.

노사신뢰는 어렵게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에서부터 믿음을 가지고
서로의 눈을 바라볼 때 가능한 것이다.

지난87년이후 대립과 갈등으로 빗어진 얼룩진 노사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보다 성숙된 모습을 언제쯤 바라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