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제철"문제가 경제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그룹이 강력한
제철소건설의사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공자원부가 오는 19일 철강공업
발전 민간협의회를 개최,장기수요전망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신규제철소
건설등 철강설비확장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제2제철"건설의사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금명간 드러날 것이란
얘기다. 현대는 3단계로 나누어 단계별로 3백만t씩 연산9백만t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안등 여러가지 계획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2제철"에 대한 상공자원부의 시각은 현재까지는 부정적이다. 이는
상공자원부가 7일 발표한 "철강재 장기수급전망치 공급방안"에서 여실히
확인되고있다.

상공자원부는 이 자료에서 오는2001년의 국내조강수요를 4천8백43만t으로
예측했다. 현재 공사중이거나 계획을 확정한 설비증설을 감안할 때 공급이
4천6백94만t에 달하기 때문에 공급부족은 2백56만t에 불과하다는게
상공자원부의 분석이다.

상공자원부는 따라서 연산3백만t규모의 고로1기를 증설하거나 아니면
혁신제철설비인 코렉스나 미니밀의 추가건설로 충분히 커버할 수있다고
보고있다.

제철소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설비규모가 적어도 연산5백만t은
돼야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제철소를 새로 건설할 필요는 없다는게
상공자원부의 시각인 셈이다.

상공부는 또 자동차 조선 건설등의 경기호조로 현재 철강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는있으나 향후의 철강수요원단위 변화등을 고려할때 철강제품
수요는 오는 2000년 3천5백83만t으로 연평균 3.7%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용 철강재수요가 3백13만7천t에서 5백11만6천t으로, 조선용이
1백5만1천t에서 2백29만6천t으로 확대될 전망이나 전기전자 조립금속등의
수요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철강제품의 공급 또한 조강생산증대에 따른 후공정의 확충으로
상당량 늘어날 전망이어서 심각한 공급부족은 야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실제로 포철이 박슬라브공장과 광양제4냉연공장 건설을 통해 열연과
냉연을 각각 1백80만t, 1백20만t씩 늘릴 계획이고 한보철강도 98년까지
열연6백만 냉연2백만t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외에도 동부제강과 연합철강이 냉연및 표면처리강판의 설비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상공자원부는 제철소 신규선설보다는 조강류와 판재류간
의 수급불균형을 조정하는게 더 시급하다는 견해도 갖고있다.

인천제철 동국제강등 전기로업체들의 설비증설로 철근 봉강 형강 등
조강류는 97년 2백13만5천t의 공급과잉을 보이고 철골구조물의 확대로
수요가 늘어 그 폭이 축소된다해도 2001년 1천7만t의 공급초과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상공자원부는 특히 전기로업체들의 주력상품인 철근의 경우엔 점차 가격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어 철강협회내에 "설비투자및 생산조정위원회"
(가칭)을 설치, 전기로업체들의 공급과잉해소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물론 포철도 드러내놓고 의견을 내지는 않고 있으나 상공부와 비슷한
시각을 갖고 있다. 자신들이 추진중인 코렉스설비와 박슬라브공장 증설로
부족분을 추당하는게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공자원부의 시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않다. "제2제철"
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업계관계자들은 우선 수요전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의 국내철강수요증가세를 감안할때 향후2천년까지 연간3백만t
정도의 수요신장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충당키위해서는 제철소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80년이후 지금까지의 철강수요변화를 보면 국내철강수요는 5년단위
급격히 늘어났다. 80년부터 85년까지 연평균 1백만t의 증가세를 나타냈던
철강수요가 그후 90년까지는 연평균 2백만t으로 증가폭 훨씬 커졌으며
90년대들어서는 그폭이 다시 연간3백만t으로 확대돼 앞으로도 이같은
수요신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게 찬성론자들의 분석이다.

"제2제철" 찬성론자들은 또 중국 동남아등의 철강수요가 앞으로도 급속도
로 증가할 전망인데다 엔고로 경쟁국인 일본철강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
수출시장이 넓다는 점도 꼽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사실상의 포철독점체제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철강 수요
업체들의 바램도 내재돼있으며 그런 차원에서 일부에서는 상공자원부의
수요전망이 포철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현대그룹도 포철로부터의 강판공급이 부족, 이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제철소건설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쨋튼 장차의 수요전망은 이처럼 입장에 따라 크게 다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수요를 정확히 예측, 과잉투자와 투자의 실기를 모두 방지해야한다는
점이다.

오는19일의 철강공업발전 민간협의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