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21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아주 중요한 국제회의가 하나 개최된다.

지난 44년 미국 브레튼우즈에서 미국 일본및 유럽각국이 전후 새로운
국제통화체제(브레튼우즈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설립에
합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소집되는 브레튼우즈체제 50주년 기념총회 가
그것이다.

회의 주최측은 폴 볼커 전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브레튼우즈특별위원회.

이 회의가 세계각국정부와 금융인들로 부터 초미의 관심을 끌고있는 것은
2차대전이후의 세계환율및 통화제도의 근본구조를 뒤바꿔 놓을 만한 매우
중대한 논의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회가 준비하고 있는 세계통화제도 개혁안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외신을 타고 전해지는 내용은 크게 두가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하나는 국제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달러와 엔, 마르크화등 3개통화를 축으로
이른바 유연한 환율변동권 이라는 새로운 환율체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국제통화제도의 안정을 위해 IMF의 기능을 강화하고 세계은행
(IBRD) 국제금융공사(IFC) 국제개발협회(IDA) 국제투자보증기구(MIGA)등
관련기관의 조직과 기능을 대폭 개편하자는 것이다.

이 위원회가 제시하고 있는 유연한 환율변동권이란 목표환율대 시스템
이라고도 불리는 특수한 성격의 것으로 각국 정부가 미리 각통화간 목표
환율을 정해두고 이를 기준으로 일정 범위내에서 환율이 변동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즉 달러당 1백10엔 혹은 1.60마르크등 구체적인 목표환율을 설정한뒤
이것을 중심으로 상하 몇%씩 소폭의 환율변동권을 허용하자는 구상이다.

가령 엔-달러의 목표환율을 달러당 1백엔으로 정하고 상하 변동폭을 3%씩
허용하기로 했다면 환율은 달러당 97~1백3엔대의 목표환율대에서만 움직이게
된다.

브레튼우즈 특위는 이러한 새로운 환율체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 2단계 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제1단계는 우선 주요 선진공업국들이 자국의 재정및 통화정책 수립에 있어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강화함으로써 전반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수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단계는 서방선진7개국(G7)을 중심으로 각국의 인플레율, 재정수지, 금리
수준등을 참작하여 목표환율을 결정한뒤 이를 기준으로 유연한 환율변동권을
갖는 공식화된 국제조정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신통화제도는 미달러화와 일본
엔화, 독일 마르크화등 3개 기축통화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브레튼우즈 특위의 주장이다.

즉 전세계 통화권을 달러 엔 마르크의 3개 기축통화권으로 분할 형성한뒤
IMF로 하여금 이들 3개 기축통화간의 환율을 조정토록 하고 3개 기축통화권
내에서 역내 각국 통화와의 환율은 고정환율제를 채택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엔과 마르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도쿄국제
금융시장을 육성하고 각국의 외화준비자산으로서 엔과 마르크의 비중을
높여 엔및 마르크의 국제통화로서의 지위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는 세계각국의 외화준비자산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은 62.9%나 되는
반면 엔과 마르크화는 각각 8.5%와 13.1%에 불과해 엔과 마르크화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레튼우즈 특별위원회가 구상하고 있는 이같은 세계통화제도 개혁안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을 계기로한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의
세계무역기구(WTO)로의 확대 개편 <>유엔 안보리의 확대개편 논의 등과
더불어 세계금융및 경제질서를 일거에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뒤바꿔 놓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는 UR타결이후 세계무역에서의 신체제 출범과 더불어 금융및 통화체제
에서도 2차대전이후의 구질서가 해체되고 탈냉전의 새로운 체제가 태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세기적 전환기의 의미를 갖는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된다고
할수 있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