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투금사들의 주식값이 요동을 치고 있다.

지방투금사들에 대한 M&A(인수합병)설이 증시에 난무하는 탓이다.

이런 설들은 누군가가 주식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전"이란 견해가 팽배
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한솔제지가 "동해투금지분을 9.9% 매입, 최대주주가
됐다"고 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를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른 회사들도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것 아니냐는 얘기들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방투금사들에 이런 풍문이 따라다니는 것은 지분을 30%이상 가지고 있는
대주주가 없는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본금 1백억원에서 1백50억원사이의 중소금융기관들이다.

주인도 없고 가격도 만만하니 대기업들로서는 구미에 당길 것이란 계산
이다.

"그룹에 금융기관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동해투금이
뚜렷한 대주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는 한솔제지
관계자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종금전환도 메리트중 하나다.

16개 지방투금중 부산(럭키금성 28.2%) 한일(한일합섬 30.3%) 반도(고려
통상 36.9%) 경수(민속촌 25.2%) 전북(삼양사 42.5%) 5개사와 미공개회사인
영남(영남학원 1백%) 경일(김홍식 20%) 2개사등 7개사만 최대주주의 지분이
20%를 넘고 나머지 9개사는 최대주주지분이 20%미만이다.

특히 동해(동일고무벨트 4.2%) 항도(한구주철관 4.0%, 천일고속 3.9%)
대구(신무림제지 9.99%) 인천(대전피혁 8.2%) 대전(충남방적 9.9%) 광주
(광주은행 10%) 경남(경남종합건설 9.6%)등 7개사는 최대주주가 10%이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일부 회사들의 경우 경영부진이나 자금사정악화등을 이유로 매각을 검토
하고 있다는 풍문들도 한몫한다.

충북투금은 그중 하나.

오너인 전응규 청방회장이 지난 4월말 청방지분(6.6%)를 청주소재 건설
업체인 세원건설의 오운균사장에게 매도한데 이어 가격만 맞으면 개인지분
(11.37%)마져 팔 계획이란게 소문의 핵심이다.

투금중 경영실적이 가장 부실한데도 주가가 오른 것은 이때문이란 설명
이다.

최근들어서는 모기업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한일투금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M&A과 인수설의 주요 타킷은 바로 이런 회사들이다.

6월한달동안 서울소재 8개투금사들의 주가가 삼삼투금을 제외하면 모두
하락세를 보인 지방투금사들은 14개상장사중 8개가 올랐다.

동해투금의 경우 2만4천1백원에서 3만1천8백원으로 한달새 31.9%로 상승
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지방투금사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투금사중 유일하게 주가가 오른 삼삼투금도 바로 M&A설 때문이다.

고조정 구삼부토건회장과 최종환 삼환기업회장이 동업해서 만든 삼삼투금은
조회장측이 20.4%, 최회장측이 17.9%의 지분을 가지고 협의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작년 조회장이 작고하고 장남인 조남욱씨가 경영권을 물려받은뒤
친인척등 관계인들이 지분을 팔고 있다는게 증시의 소문이다.

지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M&A대상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소문들은 어느정도 현실성이 있을까.

투금사들은 최근 증권시장에서 한결같이 "부인"공시를 냈다.

그러나 현실화되기까지는 일단 부인공시를 내는게 우리 기업들의 속성이다.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동해투금과 한솔제지의 줄다리기에서 답을 찾아보자.

한솔제지가 최대주주가 되고 경영권참여를 희망한다는 발표에 대해 동해
투금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30%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지역상공인들이 이를 반대하는데다 증시를
통한 M&A를 가능토록 증권거래법 2백조를 폐지하자는 증권거래법개정안이
97년에나 시행된다는 점을 든다.

지역정서적으로나 법적으로 당분간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한솔제지관계자도 이에대해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만큼 주식을 많이 갖고
있으면 나중에라도 경영에 참가할수 있는 가능성때문에 주식을 샀다"며
"그러나 증권감독원의 승인이 없으면 더이상 지분을 매입하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일단 휴전을 선언한 셈이다.

물론 동해투금쪽 대주주가 허락하면 증감원도 지분매입을 승인해야 한다.

대주주들의 물밑협상에 따라선 그야말로 M&A가 가능할수도 있다는 지적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