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양승현기자]남북한이 정상회담을 위해 1일 가진 대표실무접촉에서
합의를 보지 못한채 2일 절충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선발대 파견과 회담중계
를 위한 남측방송시설이 북한에 들어가는 문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원칙적
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2일 접촉에서 이 문제에 관한 절충이 매듭지어질 경우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수 있게 됐다.

우리측이 이날 접촉에서 회담의 형식과 관련, 배석자없는 단독정상회담을
두차례 갖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데 대해 북한은 원칙적으로 동조
하면서도 굳이 몇차에 걸친 회담을 갖는다는 것을 못박지말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쌍방은 또한 공식환영식, 예포발사, 국가연주, 국기게양등 국가대 국가의
관계로 상정될 수 있는 모든 의전절차를 생략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와함께 김영삼대통령의 평양체류기간중 정상회담을 제외한 문화행사
참관, 유적지나 명승지관람등은 일체 없는 것으로 한다는 기본원칙에
대해서도 의견의 일치를 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측은 대표단 규모와 관련, 남측이 대표단 1백명, 취재진 80명선을
주장한데 대해 너무 많은 인원인만큼 규모 축소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다른 국가와의 정상회담관례나 반세기만의 민족적 행사라는 점을
강조한 남측의 주장에 결국 동의했다.

그러나 남북양측은 선발대파견과 회담중계를 위한 남한방송사의 방송시설
문제를 놓고 첨예한 의견대립양상을 보여 최종타결에 실패하는 계기가 됐다.

선발대파견문제를 놓고 우리측이 최소한 김대통령의 평양방문날짜인 25일
보다 열흘이상 앞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을 밝힌데 대해 북한측은 평양의
개념으로 볼 때 선발대의 우선 방북을 이해할 수 없으며 모든 준비를 완벽히
할 것인만큼 필요를 느끼지 않지만 굳이 선발대의 방북이 우선되어야
한다면 2~3일전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특히 김대통령의 경호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측이 대통령경호를 위해 특수장비를 갖고 간다는 뜻을
전한데 대해 북한측은 신변안전보장이 확실한 이상 필요이상의 장비반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쌍방의 다른 입장은 워낙 팽팽해 상당한 논란이 거듭될
전망이다.

평양정상회담의 보도와 관련, 북한측은 기존의 남북회담당시의 보도 관행
대로 평양-판문점-서울을 경유하는 보도시스팀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
반면 우리측은 역사적이며 민족적인 정상회담인만큼 생중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우리측은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 이미 CNN을 비롯한 세계의 유수한
방송사들이 평양에 중계팀을 파견하고 있는 사실을 환기하면서 같은 민족
구성원으로서 대통령의 방북소식을 서방의 보도로 먼저 접하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정리했다.

2일 대표실무접촉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