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에서부터 시작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발될 중형항공기가 과연 몇대나 팔리겠느냐는 의문
과 함께 항공기사업을 통해 이익을 낼수 있겠느냐는 지적은 지난해초부터
제기돼 왔다.
정부가 지난해초 50인승급 중형항공기개발계획을 발표했을때 운항사업을
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50인승항공기의 판매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형항공기개발사업의 타당성조사용역을 맡았던 항공우주연구소는
국내민간운송용 1백10대, 군등 특수수요 60대, 해외수출 50대등 모두 2백
20대를 팔수 있다고 밝혀 50인승항공기 수요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이 지난해 APEC정상회담이후 한중공동개발쪽으로
굳어지면서 개발기종은 1백인승급으로 바뀌었다.
1백인승항공기에 대한 국내수요는 40~70대정도로 예상됐으며 중국의 수요는
2백5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항공을 포함한 대부분의 업체들도 1백인승급 항공기시장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1백인승항공기사업을 통해 수익을 낼수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형편이다.
항공기개발사업은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이 아니다. 정해진 수요를 놓고
항공기를 개발하는 사업은 군용기밖에 없다.
민간항공기사업의 경우 시장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제품에 대한 고도의
신뢰도가 요구되는 항공기시장에서 항공기생산경험이 없는 업체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중대형항공기시장에서 보잉과 겨루고 있는 유럽에어버스사도 지난70년
회사설립이후 아직까지도 적자를 내고 있다.
미상무부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버스사는 최신개발기종인 A330과 A340이
2003년에 가서야 기종별 흑자를 낼뿐 회사전체로는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맥도널더글러스사도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포커사는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해 독일항공(DASA)에 매각됐다.
거의 모든 항공업체들이 정부지원금으로 적자를 메우거나 다른업체에 인수
되고 있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라는 측면에서도 항공기사업은 수익성과는 거리가
있다.
제품디자인에서 양산단계까지의 개발기간이 10년정도 걸린다.
한기종에 대한 판매도 20~30년간 계속된다. 개발에 착수한지 30~40년은
지나야 제품에 대한 손익여부를 따질수 있는게 항공기사업이다.
항공기개발비는 첫기종을 개발할때 엄청나게 투입되며 이후 개발기종이
늘어날수록 점차 줄어들게 된다.
항공업체들은 "패밀리"개념을 도입, 첫 개발기종을 바탕으로 모양을
바꾸면서 후속기종을 개발한다.
에어버스사의 A330과 A340프로그램이 2003년께 흑자가 기대되는 것도 A300,
A320, A321등의 개발을 통해 개발비용을 계속 낮춰왔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노하우가 쌓이는 것도 개발비부담을 점차 줄여주는 요인중 하나
이다.
정부는 1백인승급항공기 개발비로 10억~12억달러(8천억~1조원)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항공업계관계자들은 첫개발이라는 점때문에 개발비가 20억
달러(1조6천억원)로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개기종의 항공기만을 개발해서는 수익을 남길수 없다. 정부와 업계는
장기적인 계획아래 항공기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 생산기종을 확대해야
수익도 바라볼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에 이은 제3의 항공산업권을 아시아지역에 구축
한다는 장기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항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및 업계의 사업추진의지와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장기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과의 중형항공기개발이라는 1개사업만을 놓고 수익성과 판매가능성을
따지려면 처음부터 항공기사업에 손대지 않는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항공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