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 기술라운드(TR)등 국제환경의 변화는 ''경쟁과 협력''의
새로운 지구촌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과학기술만은 지적재산권을 통한 기술보호주의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최근 ''기술은 경제성장을 위한 엔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연방정부의 연구개발비 지출을 대폭 늘렸고 일본도 지난해 6월 첨단과학
기술의 연구개발계획을 수립, 강력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개방선진경제 구축을 위한 국제화를 외쳐
대고 있지만 아직은 주요 선진국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에 있는 실정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펴낸 "93년판 산업기술백서"에 따르면 지난 91년
우리나라 연구개발투자총액은 경상가격기준으로 90년의 3조3천4백99억원에
비해 24.1%가 늘어난 4조1천5백84억원에 달해 8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이래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국민총생산액(GNP)에 대한 비율도 2.02%로 90년의 1.95%보다 0.07%
높아졌다.

하지만 이를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일본의 2.77%(91년) 미국의 2.63%
(91년) 독일의 2.89%(90년)에 비해 낮다.

미국의 28분의1 일본의 15분의1 독일의 8분의1 영국의 4분의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연구원수도 일본이 인구1만명당 40.9명인데 반해 한국은 17.6명에 불과하고
기업의 R&D투자비율도 93년 2.52%로 일본의 4~5%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기술개발수준을 한눈에 알아볼수 있는 기술개발력수준은 더욱 비참하다.

우리나라의 기술개발력지수는 미국을 100으로 할때 4.74에 불과하다.

일본의 55.98 독일의 39.82 프랑스의 22.47에 비해 훨씬 못미친다.

업계는 첨단산업의 우리기술은 더욱 낙후돼 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반도체산업은 D램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있지만 화합물반도체인 갈륨
비소반도체 광소자등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컴퓨터산업에서는 PC본체의 조립 생산에 머물고 있고 본체의 핵심부품및
주요설계기술은 미일의 20%수준에 불과하다.

NC공작기계의 가공정밀기술은 일본의 25%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로봇기술은
선진국이 성숙단계인데 반해 한국은 이제 도입단계이다.

또 "산업기술백서"에 따르면 지난 85~92년동안 우리나라가 국제공동연구에
투입한 돈은 연평균 30억원 정도인 2백60억원에 그쳤다.

민간기업이 해외연구를 위해 투자한 법인연구기관도 32개(92년말)에 6천2백
63만달러를 투자했을 뿐이다.

과학기술계는 이같은 총체적인 기술낙후에서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끼기
위해서는 국제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러시아등 23개국가와 과기협력을 체결하고
있다.

비교적 기술이전이 용이한 기초과학분야는 학회 대학을 중심으로한 고위
과학자모임을 적극 주선, 이를 통해 기술이전 여건을 마련하고 공공복지
기술분야에서는 선진국의 적정기술이전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첨단기술분야에서는 국가간 국제공동연구를 촉진하고 정부의 해외대형
발주사업과 연계 기술이전의 극대화를 도모해야 한다.

국책연구소등 각종 연구기관들도 외국의 유명연구기관과 자매결연 협력
각서등을 맺어 인력및 학술교류증진과 공동연구과제 발굴에 노력해야 한다.

기업은 기업의 기술개발전략을 구사함에 있어 국제적인 기술변화에 대해
능동적이고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연구개발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장기적 비전의 국제화, 정보의
국제화, 인력의 국제화, 산학연 공동연구의 국제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장기적 비전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우리의 위치와 10년 또는
20년후의 모습을 비교 검토해 국제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며 신속한 정보의
유통을 위해 세계의 주요과학단지 고급두뇌집적지등에 위성연구소를 설치
빠른 시간내에 신기술정보와 신기술을 흡수토록해야 한다.

과학기술계는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선진국과 대등한
국제공동연구등과 같은 노력이 쉽지 않음을 말하고 있다.

한국재외 과학자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러시아 중국등과 같은 특수국가
와의 정책적인 차원의 협력등에서 그 가능성을 찾는것도 한방편이라고 지적
했다.

<이기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