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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이 국내 건설업의 경쟁력강화는 물론 부실시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시장개방과 함께 개막될 ''국제
건설전쟁''시대를 앞두고 실제로 시공을 담당, 건설공사 질의 정도를 결정
하는 전문건설업체의 위상이 중요도를 더해가고 있다. 최근들어 전문건설
업의 비중을 피부로 느낄수 있는 곳은 그동안 우월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생각해온 대형건설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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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형건설업체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시작될 국내건설시장 개방때
하도급업체를 외국건설사들에 선점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대형업체들은 우수전문건설업체를 계열화하기 위한 각종
묘안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그동안 하도급업체와의 관계를 일종의 예속(?)관계로 여겨오던 대형
건설사들이 개방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전문업체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대우의 경우는 최근 건설업체 기술자금지원을 비롯한 파격적인 협력업체
지원 체제에 들어갔다.

우수협력업체가 전문기술을 개발코자할때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우의 기술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쇼트크리트 등 첨단건설기기를 하도급업체에 무상으로 임대, 전문기술
습득을 유도하고 있다.

한진건설은 협력업체들로 단체를 구성, 수시로 모임을 갖고 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미리 점검하는 것은 물론 친목도모를 통한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내달부터 하도급업체의 각종 애로사항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장집무실에 직소용 팩시밀리를 이달초 들여 놓았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하기 어려운 건의사항들은 사장에게 직접 전달,
해결함으로써 하도급업체들의 사기를 진작키 위한 것이다. 이를통해 부실
공사를 예방하고 공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

이밖에 삼성건설 현대건설 우성건설 등 상당수의 대형건설사들이 협력업체
지원방안을 마련중이거나 이미 실천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형건설업체의 우수협력업체 유치(?)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한마디로 "쓸만한" 하도급업체가 얼마 안되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신규면허발급으로 전문건설업체수는 1만2천여개로 늘어났으나
이중 대형공사를 시공할수 있는 업체는 1천개도 안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해외건설업면허 취득조건인 자본금 3억원 기술자 5명보유를 기준으로
한 것인데 실제로 해외건설에서 경험을 통해 고난도 공사를 수행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업체는 2백~3백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2년 전체 전문건설업체중 손해를 본 업체가 70%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우리 전문업체의 허약한 체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

건설개방시대의 첨병역할을 할 전문업체들의 이같은 취약성은 불건전한
하도급관계, 제도적인 지원 미비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게
전문업체들뿐만 아니라 대형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원도급자가 실적이나 기술수준보다는 정실에 의해 하도급자를
선정했기 때문에 전문업체들은 업종 전문화에 신경쓰기보다는 "기타사항"에
심혈을 기울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당초 예정가격은 60%정도에서 하도급되는 공사가 하도급과정에서 각종
커미션이 붙어 전문업체들의 자금압박요인이 되고 결국 부실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전문업체들의 주장이다.

이를 방지하고 건전한 하도급체계를 유지토록하는 제도적 뒷받침도 전무한
실정이다.

하도급의무비율이 있으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이고 부대
입찰제가 일부 도입됐으나 1백억원이상 PQ공사에만 적용되고 있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6천만원미만 소규모 복합공사를 제외하고는 원도급자 자격으로 입찰을
할수 없어 전문화를 통해 적정한 공사금액으로 공사를 할수도 없는 입장
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2배로 늘어난 전문업체들이 실제로 수주활동에 들어
가면서 발생한 출혈경쟁도 전문건설업계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여파로 올들어 지난4월까지 부도난 전문업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 가까이 늘어난 1백44개였다.

그러나 전문건설업의 정당한 자리매김이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문업체도 단독으로 해외에 진출, 공사를 수주할수 있게 문호가 개방됐고
일부이긴 하지만 업계 전체의 입장이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대형건설업계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현재 40%정도인 전체 하도급비율이 2000년에 이르면 현재의 일본수준인
60~70%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 전문업체는 이미 해외에서 공사를 수주하는 전문성도 발휘하고 있다.

전문업체의 이같은 전문화노력에 건전한 하도급계열화가 정착될때 국내
건설업계의 전체 경쟁력이 강화될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