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는 현재 정부집계(3백53명)보다 6배
많은 2천여명에 달하고 오는 98년에는 3천4백- 5천6백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국립소록도병원 원장 오대규 박사가 지난 11일 연세대 의대
대학원 단기과정에서 열린 ''AIDS의 최신 지견''세미나에서 발표한 ''HIV 감염
과 에이즈의 역학'' 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에이즈 총 감염자수는 보사부에 신고된 3
백53명(관리인원 3백6명)보다 훨씬 많은 2천25명으로 추정되며 오는 98-99
년에는 내국인 성접촉에 의한 감염추세를 감안할 때 5천6백명, 그동안의 발
견추세를 감안해 산출할 경우 3천4백25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다.

오박사는 현재 에이즈 감염자수를 추정하는데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위험
집단별통계에 의한 방법''(동성연애자등 에이즈 감염가능성이 높은 위험집단
의 인구중 검사결과 양성자로 밝혀진 수치를 통해 감염자를 추정하는 방법)
과 ''에이즈 환자수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마찬가
지로 HIV 양성자수를 25명으로 간주)중 어느 방법을 사용하든 우리나라의
감염자는 금년 현재 2천25명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오는 98-99년에는 회기식 통계적 방법과 감염요인별 증가 추이를 감안
한 방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94년 현재보다 10-15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
된다는 것.

이밖에 보사부가 집계한 에이즈 감염자 3백23명(93년 12월 현재)중 76.2%
(2백46명)가 사회 경제적으로, 성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20-30대이고, 성접
촉에 의한 감염이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92년부터는 해외에서의 성접
촉보다 국내에서의 성접촉이 다수를 차지해 감염의 주요 경로로 등장한 것
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한국에이즈 연맹(회장 정경균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한 관
계자는 "이와 같이 에이즈 감염자의 수치가 공식적으로 드러난 통계와 추정
치 사이에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은 감염자들이 자신의 감염사실을 감추
고 있는데 있다"고 지적하면서 "어쨌든 우리나라도 에이즈 환자가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