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의 폐쇄적 사회하에서도 개방 개혁적인 사상을 펼쳐온 다산
정약용선생을 존경해 왔는데 뜻깊은 상을 받게돼 더욱 기쁩니다"

다산경영상 제3회 수상자로 선정된 남승우 풀무원식품사장(42)은
수상의 의미를 더욱 노력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겸손해 한다.

풀무원식품의 모체는 지난 81년 압구정동에 개설한 10평 남짓의 무공해
농산물직판장. 남사장은 그뒤 84년 풀무원식품으로 새롭게 출범한이후
전통식품의 현대화와 기업의 공익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선보이며 창업10년을 맞는 올해 매출목표 1천5백억원을 내다보는 중견
식품업체로 키워내는 경영수완을 보였다.

"80년대들어 소득수준이 향상되며 식생활에 있어서도 건강과 자연을
중시하는 쪽으로 사회분위기가 바뀐게 큰 힘이 되었지만 경영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전통식품이나 건강보조식품은 선례가 없어 기술개발에 애를
먹었습니다"

초고속성장의 이면엔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고집해온 집념과 품질개선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 새로운 유통경로의 개척 등 남다른 고심이 있었다는
남사장의 고백이다.

남사장은 건강보조식품업계 최초로 "풀무원레이디"라는 부녀방판조직을
만들었는가 하면 두부 콩나물 고추장 등 생식품의 유통을 위한 냉장유통망
(콜드체인)을 도입하는등 마케팅지향적인 경영전략을 펼쳐왔다.

기업인으로서 그는 "원칙경영"을 내세운다. 눈앞의 이익보다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때 그것이
기업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공익성을 유난히 강조해왔지만 남사장에겐 기업의 이념과 소비자의
구매행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소중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벨기에로부터 생분해성 세제를 공급받아 시판해 봤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환경보호에는 좋았지만 세정력이 떨어지는게
흠이었지요.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한 식품엔 돈을 쓰지만 사회의
건강을 위한 환경상품은 사지 않는다는 모순을 깨달았지요"

남사장은 오는99년 매출 8천억원 2000년 1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종합식품업과 함께 헬스플라자 휴양소사업 내추럴하우스등 서비스사업
에도 진출, "자연과 건강"이라는 창립이념을 강조하는 자연건강생활기업
으로 도약한다는게 그의 구상이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