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고출력레이저연구팀(팀장 공홍진교수.
41)이 최근 개발한 2테라(1테라=1조)와트급레이저는 핵융합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한에너지원이면서 공해가 전혀 없으며 동시에 지금의 핵분열발전과는
달리폭발위험이 없어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발전이 가능하려면
5백테라와트급 이상의 고출력 레이저가 있어야 된다.

고출력레이저는 핵융합발전이외에도 의료 신소재 비선형공학 원격탐사
군사무기등 여러분야의 기술개발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수 있다.

이때문에 선진 각국의 고출력레이저 개발이 치열하다. 이분야 선두는
미국으로 캘리포니아의 로렌스리버모어연구소가 2백테라와트급 레이저를
개발, 세계 최고수준으로 꼽힌다. 일본이 50테라와트급 기술을 확보,
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지요. 그러나 이번 기술개발로 국내
고출력레이저 기술수준을 1기가(10억)와트급에서 2테라와트급으로 끌어
올려 우리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88년 공교수는 고출력레이저기술의 선진화야말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주춧돌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같은학과 이상수명예교수와 함께
테라와트급 수준의레이저 기술개발에 들어갔다.

이번에 개발된 레이저의 이름은 신명1호. "연구에는 정년이 없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보인 이교수의 호를 따서 붙였다. 노학자의 식지않는 연구
정열을 본보기로 삼으라는 뜻이었다는게 공교수의 설명이다.

2테라와트급 레이저의 개발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초 3년내, 즉
90년까지 2테라와트급 레이저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그러나 과기처 특정연구개발사업으로 착수된 이과제에 지원된 자금은
너무 적었다. 12억원이 소요될것으로 예측됐으나 정작 지원된 자금은
절반수준인 5억4천만원 정도에 그쳤다.

결과는 "실패". 그러나 원인을 자금만으로 돌리기에는 과학자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동안 공들인 노력이 아까왔다.

"연구기간을 3년 더 연장하는 한편 0.3테라와트급 레이저개발로 목표를
낮췄습니다. 증폭단계도 7단계에서 5단계로 줄였지요" 당초계획에서는
크게 물러난 것이었지만 공교수팀은 실제 지원가능한 예산을 토대로
목표를 새로 잡고 다시 고삐를 죄게된다.

이번결과는 대성공. 0.3테라와트급은 물론 2테라와트급 레이저까지
개발해 버린 것이다.

"한번의 실패가 가져다 준 경험이 컸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평
한마디없이 도와준 학생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공교수는 이연구에 모두 14명의 석사및 박사과정 학생들이 투입됐다며
돈이 부족한 관계로 기능공없이 학생들이 직접 진공배관에 납땜을 하는등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5단계 증폭단계를 갖는 레이저로 2조와트급 레이저광선을 안정적
으로 쏘아댈 수 있는 기술은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않는 수준이라며
5개의 막대기형 주증폭기 및 재생증폭기와 스패셜필터링(Spatial
Filtering)시스템등 자체개발한 핵심기술의 우수성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세계 선진연구소와의 협력연구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 로체스터대
레이저연구소, 일본 오사카대 레이저핵융합연구소, 영국 러더퍼드애플튼
연구소, 러시아 TRINITI연구소등이 바로 공교수팀과 기술협력을 한
연구기관들.

"짧게는 3년내에 디스크형 증폭기를 개발, 레이저출력을 10테라와트로
올리고 핵융합기초실험에 들어가는 한편 X선을 이용한 초고집적반도체
가공용 리소그래피기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공교수는 이와함께 장기적으로는 앞으로 30년안에 1천테라와트급 레이저를
개발, 국내에 자체기술력으로 핵융합발전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오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