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과 사무직등 직종에 따른 임금차등을 두지않는 단일호봉제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최대기업인 현대와 삼성그룹이 계열사에
대한 단일호봉제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호봉제는 다양한 직종의 근로자들의 임금체계를 단일화한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은 현재 생산기능직과 사무관리직에 각각 적용되는
별도의 임금체계를 갖고 있다. 단일호봉제는 이같은 직종간 차별을 없앤
단일임금체제를 말한다.

삼성그룹은 생산직과 사무직의 호봉체계를 단일화, 임금은 물론 승진체계도
똑같이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직 사무직에 관계없이 직원들을 11개단계로 구분, 각단계마다 1호에서
15호까지의 임금체계를 만들어 매년 정기승급토록 한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그룹도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직종구분없이 기본급부분을 단일호봉
으로 적용키로 방침을 세우고 노조와 협상을 진행중이다. 또 생산직의
조반장제도를 개선, 사무직과 동일한 승진대우를 받게 한다는 복안이다.

단일호봉제의 도입은 "화이트컬러(사무직)"와 "블루컬러(생산직)"로 구분
돼온 직종간 차별의식을 점차 없애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단일호봉제는 또 승진에 있어서도 직종간 차별을 없애 생산직근로자들의
승진폭도 넓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사무직근로자는 과장 부장 이사등으로 승진했으나 생산직근로자는
대부분 반장 직장등으로 올라갔다.

단일호봉제의 도입은 교육체제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사무직임금이 높고 일하기도 편하다는 인식이 높아 공업고등
학교 또는 전문대등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낮았었다.

단일호봉제의 도입으로 대학에 들어가야만 제대로 대우를 받을수 있다는
사회분위기가 점차 없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단일호봉제의 도입으로 모든 근로자들이 동일한 임금을 받게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은 단일호봉제를 적용하는 공통급외에 개인별 능력차
에 따른 능력급을 차등지급할 방침이며 현대그룹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직능자격 수준 교육정도등에 따른 직능급을 차등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근로자들간의 임금격차가 직종차이가 아닌 능력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단일호봉제는 임금체계의 획기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단일호봉제는 능력위주의 신인사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