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미조정장세가 좀더 이어질 것 같다는 진단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장세가 확산되는 국면이지만 발빠른 순환매속에 종합주가지수는
횡보양상을 지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겐 주식시장이 벌써 지리한 장마전선을 맞은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반투자자들의 불쾌지수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주가의 미조정과정에서 중소형주들도 순환상승을 보여 주가차별화현상이
다소나마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번 증시장마 전선의 성격에 대해 크게 두가지의
엇갈리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하나는 재상승을 위한 물량소화과정으로 해석하는 견해다. 지난2월초의
연중최고치였던 종합주가지수 970선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전고점을
돌파하기 위한 조정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경기선도주였던 대형우량주(블루칩)의 조정을 틈타 중저가대형주
들이 한차례 매기를 끌어들인데 이어 다시 중소형 개별종목들이 바통을
이어받는 등 기본적인 매수세가 탄탄하다는 것이다.

중저가대형주가 추가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기계 화학 섬유와
부품소재업종의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물경기의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도 중저가대형주및 중소형주
들의 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블루칩들이 조정을 받으면서도 하방경직성을 보이고있다는 사실도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횡보장세속에서도 거래량이 3천만주를
웃도는등 비교적 활발한 매물소화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증권및 시중은행주등이 다시 매수세를 끌어들일 경우 또한차례
강한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다른 견해는 시장에너지가 너무 분산돼 질적인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진단이다. 주도주가 없는 상태에서 치열한 탐색매를 보이면서 시장의
에너지가 한군데로 결집될줄 모르는 막다른 골목길을 치닫고 있다는
얘기다.

25일의 장세에서도 그 단면을 읽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초강세
행진을 이어오던 일부 중소형주들의 강세가 허물어지고 블루칩들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거래가 따르지 않아 예전같은 블루칩중심의
지수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익률게임에 치중하는 기관들이 블루칩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며
개별종목장세에 대응한 단기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견해에
가세하고 있다.

자칫 발빠른 순환매끝에 매수세가 흩어지게 되면 지수의 추가하락도
배제할수 없다는 예상이다. 이처럼 장세의 성격은 달리 보지만 현재와
같은 기간조정은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는 견해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의 대기매수세를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이 3조원대 초반에서
정체상태를 빚고 있는데다 기관들의 운신폭도 넓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권에 대한 환매채(RP)규제가 강화되고 다음달9일까지 1백16만주
규모의 한국이동통신매각이 기다리고 있는 탓이다.

결국 기간조정과 경기장세가 맞물려 개별종목중심의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우세한 실정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세가 경기호전에 따라 수출주도주에서 점차
내수관련주로 옮겨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내수주에
대한 선별매수를 권유하고 있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