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의 변동이 실물경제나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어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시장금리동향을 보다 중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
됐다.
이에 따라 은행 수신금리의 조기 자유화 등을 통해 자금이 제2금융권 등에
치우쳐 있는 만성적인 자금편재 현상을 시정하고 10~20년짜리 채권을 개발하
는 등 금융자산의 만기를 다양화,통화정책의 파급효과를 단계별로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제시
됐다.
한국은행은 17일 "통화정책의 파급경로 변화"라는 연구보고서에서 70년대까
지는 당국이 은행별 대출한도를 배정하는 방식의 통화관리였기 때문에 자금
의 가용성이 자금수요 결정에 중요한 몫을 했으나 80년대말 이후에는 회사
채.기업어음발행 등자금조달경로가 넓어짐에 따라 금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산업생산의 증감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실증분석한 결과 88
년 이전에는 자금의 가용성이 금리(회사채 수익률)의 약 9배에 달했으나 89
년 이후에는 오히려 1대9로 역전됐다고 밝혔다.
또 장단기 금리가 산업생산의 증감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은 지난 88년 이
전까지 장기금리(회사채 수익률)와 단기금리(콜금리)가 7대3 정도였으나 89
년 이후에는 5대5 수준으로 바뀌어 단기금리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음을 반
영했다.
한국은행은 따라서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은 시장금리동향을 보다 중요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다만 아직까지는 물가안정기조가 불안하고 장단기
금융시장 기능이 미흡한 점을 고려, 당분간은 통화량을 통화관리의 중심지
표로 삼되 시장금리의움직임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