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제조업체는 1천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59원을 각종 이자로
물고 17원의 이익을 남겼다.

지난 92년엔 63원의 이자를 지급하고 15원의 이익을 냈었다. 똑같은
액수의 물건을 판 결과 92년에 비해 이자는 적게 내고 이익은 많이
남긴 셈이다.

13일 한은이 발표한 "93년 기업경영분석"의 특징이다.

이에 따르면 작년 국내제조업체는 매출신장세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생산성 재무구조등은 다소 호전됐다. 이자 등 금융비용부담이
감소한 것과 원자재값하락 인건비상승률둔화 등 원가절감이 큰 영향을
미친 탓이다.

기업들이 감량경영 등 내실위주의 경영을 꾀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국내제조업의 매출은 낮은 국민총생산(GNP)성장률(5.6%)을 반영,
전년보다 9.9%증가하는데 그쳤다. 경기가 극도로 침체를 보였던 92년
(10.1%)보다 둔화된 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에서 인건비 원자재비 이자등 각종 비용을 뺀
경상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액경상이익률"은 92년 1.5%에서 1.7%로
다소 높아졌다.

이같이 수익률이 높아진 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에 따른 것이다.

매출액에서 이자등으로 지출된 금융비용의 비중을 나타내는 "금융비용
부담률"이 5.9%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제조업들이 부담한 차입금에 대한 평균 이자율은 연12.3%에서 연11.2%로
낮아졌다. 지난해 두번에 걸친 금리인하와 주식시장의 호전으로 비교적
싼값으로 자금을 조달할수 있어서였다.

이로 인한 이자절감액은 연간1조2천억원에 달했다. 전체 차입금규모도
줄었다. 총자본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는 92년
47.2%에서 46.8%로 하락했다.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투자를 최소화한데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감량
경영에도 적극 나선데 따른 것이다. 수입원자재가격이 5.7%나 하락하고
임금상승률이 10.9%로 현저히 둔화된것도 수익성호전의 주된 요인이다.

이에 힘입어 매출액증가세가 둔화됐음에도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률은
6.6%에서 7.0%로 증가했다 이같이 수익성이 호전됨에 따라 생산성도
높아졌고 재무구조도 다소 견실해졌다.

종업원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은 14. 9%(92년 11. 5%)로 높아졌다. 총자본
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과 단기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각각 25. 3%와 94.1%로 전년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제조업경영은 실속있는 장사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수
있다. 그러나 호전됐다는 것은 10년만에 최악의 경영이었던 92년에
비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각종 수익성지표는 아직 91년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선 형편없는 수준이다. 결국 지난해 제조업경영은 내실을 견실히
하면서도 외형을 늘려가는 기틀을 다진 "전환점"으로 봐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