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타 쓰토무(우전자)신임일본총리가 단꿈에 젖을 여유도 없이 시련부터
맞이했다. 더구나 첫시련 치고는 상당히 견디기 힘든 고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본사회당은 26일 신생당 일본신당 민사당등 연정내5개정파가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인 개신을 결성한데 반발, 연정이탈을 공식 선언했다.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신생당대표간사를 구심점으로 하는 연정내 우파진영의
독자적인 원내교섭단체구성에 대해 사회당이 보일 반사행동으로는 당연한
것이다.

이로써 하타총리체제는 지지를 보내는 의원이 과반수를 넘지 못하는 소수
내각으로 졸지에 변신을 하게 됐다.

사회당의 연정이탈로 얻어진 하타총리의 소수내각이란 성격은 앞으로
국정운영에 많은 파란이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중의원을 거치는
대부분의 일처리에서 하타내각은 일일이 "응원군"을 얻어야만 한다.

하타총리는 전날 중의원에서 제80대총리에 선출된 직후 조각을 발표할
생각이었으나 돌발사태로 조각은 늦어지고 있다. 지난4월부터 이미
예산회기에 들어간 중의원에서의 순조로운 예산안통과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연정안에서의 사회당은 예산안통과에 협조한다는 방침
이었으나 현재는 1백80도입장변화된 상태이다.

일본정부는 호소카와전총리당시 경기대책을 마련하면서 소득세를 감면
하는 대신 재원확보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소비세를 인상한다는 안을
내세웠었다.

사회당은 연정에 참여하면서도 이같은 정부안에 크게 반발한 바있다.
그러면서도 적절한 타협안을 만들어왔으나 연정이탈이후에는 각종 간접세
인상에 비협조자세를 보일 것이 분명하다.

하타체제의 불안정한 출발과는 무관하게 정계개편은 점입가경의 양상을
띌 것으로 보인다. "안개"가 거치고 드러날 일본정치구도는 신보수양당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일련의 정국동향을 주도해왔던 오자와의 정계구상이 바로 자민당과
사회당을 분열시켜 보수색채를 띄는 두개의 거대정당을 만들어내야만
일본의 장래가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많은
정치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

하타체제가 확보하고 있는 중의원의석은 신생당 일본신당등 5개정파의
1백30석과 우호적인 공명당(52석)신당미래(5석)를 합쳐 1백90석에 조금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206석)내에는 유력한 포섭대상인 와타나베파(40석정도)가
있으며 사회당(74석)의 우파일부에도 연정잔류를 희망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한편 일찍부터 오자와진영에 불만을 가져온 다케무라 마사요시가 이끄는
신당사키가케등 여타세력도 무시할 수없어 정계개편이 오자와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의 구상대로 순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일본정치사를 돌이켜볼때 이합집산과정에서 중의원해산이나 내각불신임
같은 마지막카드가 나올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으나 이같은
사태진전을 점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정계혼란이 계속될 수록 더욱 심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일본
경제다. 정권기반이 허약한 하타체제는 경제개혁 경기부양을 추진하는데
시간지연을 면치못할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일본의 지연은 미국을 더욱 안달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미국측은
하타체제가 협상준비를 갖추기도 전에 "일본정부의 진전된 반응을 기대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타신임총리는 미국요구사항중 하나인 일본의 경기부양을 위한
세제개혁에 관해 6월말까지 결말을 짓겠다고 약속한 바있다. 또 양국은
지난 2월이후 마찰을 빗고 있는 포괄경제협상을 오는 8월에 재개하기
위해 조정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같은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유럽과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EU)의 리언 브리턴집행위원은
올들어서만 수차례 일본측의 요구로 방일을 연기해오고 있다.

전후 최악이라고 일컬어지는 일본경기불황은 최근들어 회복기미를 보이는
정부통계가 나오고 있었으나, 돌변하는 정치혼란이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망보고서에서 일본경제성장률이 0.7%에
그쳐, 사상 처음으로 선진7개국중 최저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있다.

일본에는 IMF의 전망이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