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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450)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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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전투에서 낭자대의 대장인 다케코를 비롯한 많은 여인무사들이
    적군을 수없이 베고서 꽃다운 목숨을 버렸다.

    고코와 유코는 살아서 일단 후퇴했다가 이틀날 다른 생존자들과 함께
    마침내 쓰루가성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데루히메 곁으로 간 여인
    무사들은 그녀의 지휘하에 농성전에 가담하여 그로부터 한달동안 갖은
    고초를 겪으며 분투했다.

    쓰루가성에 백기(백기)가 오른것은 다음달인 구월이이일이었다. 관군이
    침공해 와서 쓰루가성을 포위한 것이 팔월이삼일이었으니까, 꼬박 일개월
    동안 항전을 계속하다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던 것이다.

    관군은 한달동안 성을 포위하고서 주로 포격을 가하며 성안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지쳐서 스스로 두손을 들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말하자면 고사
    작전을 폈다.

    매일같이 포탄을 퍼부어대는 바람에 성안은 온통 쑥밭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탄약이 떨어지고,군량도 바닥이 나자, 마침내 더 버틸
    재간이 없어 백기를 올렸던 것이다.

    흰 깃발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도리없이 여자들이 각자의
    옷에서 흰 부분을 오려내어 그 조각들을 더덕더덕 이어서 깃발을 만들었다.

    흰 누더기의 깃발이었다. 그것을 만들면서 여인들은 목놓아 통곡을 하기도
    했으니, 눈물의 깃발이기도 했다.

    쓰루가성을 관군의 수중에 넘겨주는 항복식이 그날 성밖의 거리에서 거행
    되었는데, 아이즈측의 참석자들은 거적때기를 깔고 그곳에 모두 꿇어
    앉았다.

    그러나 번주인 마쓰다이라 부자의 자리만은 붉은 털담요를 깔았다. 그위에
    꿇어앉아서 막부진영의 거두 마쓰다이라가다모리는 성을 인수하러 온 관군
    의 군사 나카무라한지로에게 깊이 머리를 숙여 항복의 예를 올렸다.

    식이 끝난 다음 아이즈측 사람들은 번주 부자가 앉았던 그 붉은 빛깔의
    털담요를 갈기갈기 조각을 내어 각자 한개씩 가졌다. 말하자면 그 빛깔과
    마찬가지로 피눈물 나는 기념품으로서 길이 간직하기 위해서였다.

    그 조각을 후일에 읍혈전(읍혈전)이라고 불렀다. 아이즈번 멸망의 한이
    피눈물로 얼룩진 천조각이라는 뜻이었다.

    동북지방의 웅번이며 막부진영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었던 아이즈번이
    그렇게 무너지고 말자, 오우에쓰열번동맹의 다른 여러 번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차례차례 모두 두손을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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