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정보통신 안양연구소 HDSL(고속디지털가입자전송장치)개발팀(팀장
이경국.책임연구원.40)이 바로 그들.
일반전화선을 통해 동화상등 멀티미디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전송장비인 HDSL를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한 것이다.
"홈쇼핑 영상회의서비스등을 가능케하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필수적인
대용량디지털정보 전송은 빠른 데이터 전송이 우선돼야 합니다.
고속전송을 위해 HDSL을 설치할 경우 광케이블이나 동축케이블등을 까는
것보다 소요비용과 기간이 크게 줄어드는 이점이 있습니다"
HDSL은 가입자측과 전화국에 간단히 설치돼 일반 구리전화선을 통한
데이터 전송속도를 T1급(1.544Mbps)및 E1급(2.048Mbps)으로까지 높여준다.
특히 별도의 디지털 통신용 케이블을 설치할 경우 1.6km마다 중계기를
두어야 하는데 HDSL을 이용하면 최대 4km까지 데이터전송이 가능, 선로의
유지 보수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물론 광케이블이 HDSL을 이용한 일반전화선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 할수 있어요" 이팀장은 그러나 일반 가정의 경우 T1급
및 E1급정도의 데이터 전송속도면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가입자와
전화국간 모든 선로를 현재의 구리케이블에서 광케이블로 대체하는 것
보다는 형편에 따라 HDSL을 설치하는것이 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팀장은 이 HDSL이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들어간 웨스텔사
제품보다도 부품의 집적도가 높아 크기가 3분의 2에 불과하는등 모든 점
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학술지에서 일반전화선을 통해서도 T1급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는 논문들을 접하게 된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팀장은 문두영책임연구원
한상길선임연구원과 함께 91년 6월 HDSL개발에 들어갔다.
우선 6개월간 선행연구를 통해 개발해야할 요소기술등을 파악한뒤 92년초
부터 컴퓨터시뮬레이션을 이용, HDSL개발의 핵심인 디지털신호처리(DSP)
기술확보에 나서게 된다.
1백MIPS(1MIPS=초당 1백만개의 명령어 처리)성능의 DSP코어 3개를 이용한
첨단 DSP기술이 확보됐다. 이과정에서 4명의 연구원이 차례로 합류했다.
모두들 데이터 전송장비인 모뎀과 DSU(디지털서비스유니트)의개발경험이
있는 데이터통신 전문가들이어서 기술개발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문제는 시장성이었습니다. 개발에 착수했을때부터 끝날때까지 팀원들의
마음을 옥죄인 것은 바로 "이게 나와도 잘 팔릴까"하는 의구심이었습니다"
문책임연구원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을 국산화하는 연구가 아닌
신기술개발연구이어서 겪은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어려움은 팀원들간의 강한 단합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잦은 내부
세미나 개최를 통해 정보공유는 물론 서로의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기술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있던 지난해 10월에서 12월까지는 모든 연구원
이 거의 단하루도 집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할정도로 함께 호흡을 같이하며
막판 피치를 올리기도 했다.
"이제 선진국과 대등한 관계에서 신기술 개발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팀장은 HDSL개발을 통해 축적한 DSP (디지털신호처리)기술을 활용,
앞으로 아날로그광전송기술과 디지털 마이크로웨이브전송장치개발에 나설
계획 이라며 선진국에 뒤따라가는 기술보다는 그들보다 앞서가는 기술개발
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오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