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442)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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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샤쿠를." 다에코는 들릴듯 말듯 입을 달싹거리더니, "적인가요,우리
편인가요?"하고 가냘픈 목소리로 물었다.
나카지마는 얼른 대답을 안하고,속으로 아하 싶었다.
가이샤쿠는 자결을 할때 쉬 끊어지지 않는 목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뒤에서 목을 쳐주는 보조수단이니까,반드시 자기편이 하게 마련이었다.
적군이 목을 쳐준다면 그것은 살해일뿐 가이샤쿠라고는 할수가 없는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적군의 도움은 안받으려고 그렇게 묻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카지마는, "염려마오. 적군이 아니오"하고 대답했다.
"그럼 부탁해요" 다에코의 희멀건 두눈에 살짝 엷은 미소가 어리는 듯했다.
나카지마는 그녀에게로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대검을 번쩍 쳐들었다.
"나무관세음보살- 에잇!" 휙 칼날이 방안의 음산한 공기를 가르며 번쩍
빛을 발했다. 싹뚝 열여섯살 먹은 연약한 처녀의 목줄기라 생무잘리듯
깨끗이 몸뚱이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눈깜짝할 사이의 일이어서
비명도 없었다.
필두가로 사이고다노모의 집안 아녀자들 스물한사람이 가장의 명예를
위해서 입성을 하지 않고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뿐 아니라 그밖에도
수많은 사무라이 집안의 아녀자들이 자결의 길을 택했는데 그 수효가 무려
이백삼십삼명에 이르렀다.
그 수많은 아녀자들은 가장의 명예를 위해서라기보다도 충성심에서 자결을
택했다고 할수 있었다. 싸움에 임하는 남편이나 아버지, 혹은 아들이나
오빠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또 싸움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여자들이 입성을 하여 군량만 축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그리고 적군의 짐승같은 사내들에게 사로잡혀 능욕을 당하는 수치와 두려움
때문에 아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요즘 사람들의 잣대로는 도저히 잴수가 없는,기가찰 정도로 놀라운
단심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그런 여자들과 대조적으로 한편에는 "나기나다( 도:긴 자루끝에 칼이 달린
무기, 언월도)를 들고 일어선 맹렬여성들도 있었다. 낭자대가 그것이었다.
낭자대의 대장은 스물두살 먹은 처녀 나카노다케코였다.
편인가요?"하고 가냘픈 목소리로 물었다.
나카지마는 얼른 대답을 안하고,속으로 아하 싶었다.
가이샤쿠는 자결을 할때 쉬 끊어지지 않는 목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뒤에서 목을 쳐주는 보조수단이니까,반드시 자기편이 하게 마련이었다.
적군이 목을 쳐준다면 그것은 살해일뿐 가이샤쿠라고는 할수가 없는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적군의 도움은 안받으려고 그렇게 묻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카지마는, "염려마오. 적군이 아니오"하고 대답했다.
"그럼 부탁해요" 다에코의 희멀건 두눈에 살짝 엷은 미소가 어리는 듯했다.
나카지마는 그녀에게로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대검을 번쩍 쳐들었다.
"나무관세음보살- 에잇!" 휙 칼날이 방안의 음산한 공기를 가르며 번쩍
빛을 발했다. 싹뚝 열여섯살 먹은 연약한 처녀의 목줄기라 생무잘리듯
깨끗이 몸뚱이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갔다. 눈깜짝할 사이의 일이어서
비명도 없었다.
필두가로 사이고다노모의 집안 아녀자들 스물한사람이 가장의 명예를
위해서 입성을 하지 않고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뿐 아니라 그밖에도
수많은 사무라이 집안의 아녀자들이 자결의 길을 택했는데 그 수효가 무려
이백삼십삼명에 이르렀다.
그 수많은 아녀자들은 가장의 명예를 위해서라기보다도 충성심에서 자결을
택했다고 할수 있었다. 싸움에 임하는 남편이나 아버지, 혹은 아들이나
오빠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또 싸움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여자들이 입성을 하여 군량만 축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그리고 적군의 짐승같은 사내들에게 사로잡혀 능욕을 당하는 수치와 두려움
때문에 아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요즘 사람들의 잣대로는 도저히 잴수가 없는,기가찰 정도로 놀라운
단심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그런 여자들과 대조적으로 한편에는 "나기나다( 도:긴 자루끝에 칼이 달린
무기, 언월도)를 들고 일어선 맹렬여성들도 있었다. 낭자대가 그것이었다.
낭자대의 대장은 스물두살 먹은 처녀 나카노다케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