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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물가상승)율이 통화정책의 지표로서 적절한가하는 논의가 일고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의장의 발언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 논쟁거리에 대해 골드만 삭스의 국제경제전문가인
데이비드 월튼은 파이낸셜 타임스지에 실린 글에서 상품가격과 인플레
관계의 분석을 통해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를 요약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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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해동안 정책입안자들은 1차상품가격동향이 잠재적으로 인플레동향을
예측하는데 유익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80년대 후반에 서방
선진7개국(G7)은 상품가격바스켓을 통화정책의 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공식
적으로 채택했던 때도 있었다.

최근 금가격이 인플레예측을 위해 가치있는 지표라고 한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발언은 적어도 미국에서는 상품가격동향이 다시 통화정책에 영향
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상품가격동향이 인플레과정에서 인과관계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상품가격동향,특히 석유가격동향이 73~
75년 그리고 79~81년의 고물가시대와 80년대의 저물가시대를 실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국제자금시장은 인플레에 점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어느
상품가격이 올랐다고 하면 FRB가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하고 다른 나라
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한다.

이같은 자금시장의 긴장은 부분적으로는 전년도에 일어난 상품가격지수의
상승을 반영한다. 그러나 상품가격과 인플레사이를 연계짓는 것은 매우
복잡하다. 최근 상품가격상승의 인플레적인 의미는 전혀 분명하지 않다.

상품가격지수는 몇가지 이유에서 직관적으로 매우 매력적이다.

첫째는 상품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이 인플레압력을 미리 알려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원자재가격의 상승은 공산품의 비용을 인상시키고
이것은 최종재가격의 상승이라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두번째는 상품가격의 상승이 통화정책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통화정책의 완화는 경제에 수요증발을 가져오고 그로인해 상품및 제조품의
가격상승을 유발,궁극적으로 인플레로 이어진다. 그러나 상품시장은 매우
경쟁적이기 때문에 상품가격은 일반적으로 임금이나 최종재가격에 비해
훨씬 신속하게 조정된다. 상품가격은 소비자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미리 알려주는 선행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로 상품가격은 물가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상품가격 폭등의
경우 보통은 일시적이며 2,3년내로 반전되지만 소비자가격에 주는 영향은
매우 지속적이다. 만약 상품가격상승이 통화긴축정책과 맞물린다면 이것은
다른 물가의 상승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일 것이다.

상품가격상승이 자동적으로 인플레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가지는 상품가격이 소비자가격보다 훨씬 변화무쌍하다는 점이다. 이것
만으로도 상품가격이 인플레지수로서 적합한지는 의심을 사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품가격과 소비자물가의 변동
사이클이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상품가격의 급등은 때때로 일시적인 공급장해때문에 발생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변동이 일반적으로 인플레를 유발하는 것같지도 않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특정상품의 가격변동만을 지표로 삼는 것보다는 여러상품의
가격을 묶은 바스켓동향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상품의 가격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다면 이는 어느 특정시장의 특별한 공급조건보다는
전반적인 시장의 수요조건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고 세계경제가 높은 실업률로 인해 힘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가격의 상승이 소비자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러한 관계가 성립되려면 먼저 노동시장의 통제가
필요하다.

상품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그로 인해 당장 인플레가 우려된다고
할 수도 없다.

<정리=이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