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경제다-" 청와대의 관심이 경제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일본 중국순방후 돌출된 정치현안들로 어수선했던
청와대가 최근 다시 경제를 챙기기 시작했다.

이는 물론 경제에 대한 국정의 무게중심을 김대통령이 복원시키고 있다는,
극히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다. 아울러 순방에서 돌아온후 연이은 악재들로
곤욕을 치룬 청와대가 지금 "경제"로서 그 "딜레마"로부터의 탈출을 시도
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사실 청와대는 김대통령의 일본 중국 순방후 내내 우울해야 했다.
순방뒤의 징크스처럼 예기치않은 악재들이 연일 돌출,순방의 성과는 아예
흔적없이 사라진듯 했다.

UR수정안제출 파문으로 농림수산부장관이 경질됐고 사전선거 혐의에
시달리던 충남지사도 옷을 벗었다. 북한핵에 대한 정부정책은 황병태
주중대사의 실언으로 불신감을 증폭 시켰다. 여기다 정치자금 의혹으로
확대된 조계사 폭력사태라든지 지하철 과천선 고장소동도 문민정부의 국정
수행능력에 대한 비판을 몰고왔다.

청와대로서는 곤욕스런 지난 10여일을 보낼수 밖에 없었다.

이런 혼란속에서 한때 방치되다시피한 "경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관심"과
"애정"이 다시 감지된 것은 지난주 금요일(8일).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유지
해온 중소기업대표 21명과의 오찬에서 김대통령은 예전의 의욕이 되살아난
듯 열정을 보였다. 보통 길어야 1시간30분 걸렸던 오찬간담회의 시간이
2시간10분으로 길어졌다. 김대통령은 중소기업인들의 발언에 일일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격려해 주는등 사뭇 열기있는 분위기였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었다.

<>.중소기업인과의 대화를 시발로 청와대는 김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경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11일 오전에는 전경제장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조찬을 함께할 계획이다.

이날 조찬회의에서 김대통령은 개혁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경제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고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던 자신의 공약을 재다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울러 전 경제각료들은 경제외적인 요인에 흔들리지 말고
경제회생에 총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할 전망이다.

김대통령은 이어 이번주 중반에 언론사 과학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을 함께하며 의견을 나눈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언론사 과학부장들이
대통령의 초청을 받기는 처음있는 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경제와 함께 일관되게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이 바로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며
"이날 오찬이 김대통령의 직접지시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가까운 시일내 근로자들과의 대화시간도 마련할 구상이다.
아직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급적 공단등 현장을
방문해 모임을 갖는다는 방침이다. 이 모임에서 김대통령은 여러회사의
노조위원장들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노사현안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겠다는
의욕을 측근들에게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대통령이 이처럼 경제문제 해결에 다시 강한 의욕을 쏟고있는데는
그럴만한 배경들이 있을수 있다. 앞서 지적한데로 "연이은 악재로 부터의
탈출시도"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김대통령은 지금
더이상 비생산적인 정치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지난번 김대통령의 일본 중국순방시 경제적인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그것이 국내 정치현안에 밀려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외교의 성과를 하루빨리
가시화하기 위해 김대통령이 앞장서 흐트러진 경제마인드 수습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북한 핵문제등과 관련,경제인들이 가질 수 있는 "걱정"과 "의구심"
을 해소시키는데 솔선수범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점도 김대통령이 경제에
다시 국정의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제는 언제나 살아 숨쉬어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다시 기민해진 대통령의
경제행보는 바람직하며 보기에도 좋다는 것이 경제계 전반의 여론인것 같다.

<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