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부총리는 '본인'인가 .. 류화선 <경제부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의 언론들은 대통령이 취임한후 100일동안은 혹여 잘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눈감아 주는게 관례처럼 돼 있다고 한다.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는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허니문기간"을 설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석부총리가 취임한지도 100일이 지났다.
취임초 가격현실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긴 했으나 그동안 그는 미국의
대통령처럼 언론과 대체로 밀월관계를 유지했다고 본다. 정부총리 자신도
"업무를 조용히 파악하기위해 한 3개월동안 공식인터뷰나 외부강연을 삼가
겠다"고 했고 언론들도 그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는등 "예우"를 마다
하지 않았다. 정부총리가 무한경쟁시대에 등장한 경제총수인만큼 그에 대한
기대 또한 클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100일을 넘긴 지금 국민들에게 투영되고 있는 정부총리의 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아직도 국민들의 희망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을까.
모르긴 해도 국민들은 "No"라고 답할 것만 같다. 경제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부총리의 모습이 이미 사라져 버린것 아니냐"는 반문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정부총리는 그동안 지나치리만큼 조용했다. 재탕 3탕에 항상 똑같은
결론만을 내놓는 물가장관회의를 주재한것 이외엔 이렇다할 행동도 발언도
없었다. 농특세도입과 휘발유특소세인상으로 나라가 시끄러워도 그는 입을
봉했고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계획서 검증과정에서 미국과 이면 협약이
있었느니 없었느니 떠드는데도 그는 용케도 사안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경기문제만 해도 그렇다. 부총리 이전에 경제기획원장관으로서 한마디
했을 법도 한데 그는 역시 오불관언하는 인상이 짙다. 경제부처들이 기구
개편의 방향을 몰라 갈팡질팡해도 코치 한마디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
이었다.
자율화시대의 부총리는 이렇게 조용해야하고 또 주무부처에 권한을 최대한
주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하긴 맞다.
그러나 "경제의 기획 운영과 각 중앙행정기관의 기획에 관하여 관계각부를
총괄 조정한다"(정부조직법 제23조3항)는 경제기획원장관의 권한과 역할로
볼때 그의 존재는 아무래도 희미하기만 하다.
부총리가 왜 나서지 않느냐를 여기서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서부영화의 주인공 "돌아온 장고"처럼 화려하게 무대에
다시 선 그가 과거의 영화를 더듬으며 3공으로 회귀하는듯한 "기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단의 인터뷰도 서면답변으로 대신하기가 일쑤고 "직접
대담은 언론사 창간기념일에나 하겠다"는 식의 "시혜적 발상"을 갖는 것은
과거시대의 권위주의 내지는 언론기피증이라고 해도 달리 할 말이 없을
게다.
경제기획원엔 언제부터인가 "병풍보고서"도 나돌고 있다고 들린다. 보고서
낱장을 철하지않고 미리 제작된 병풍에 붙여 한눈에 보게하는 3공식 보고
행태가 부활했다는 것이다.
듣고 싶지도 믿고 싶지도 않지만 이런 소리가 과천 관료사회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관주도의 "변화와 개혁"이 이미 물건너 갔다는 것을 암시
한다. 복지부동에서 복지안동화한 관료사회가 이번에는 땅속 깊숙이 들어가
매지부동한다는 말이 시중에 떠도는 것도 그냥 지나칠 일만은 아닌듯 싶다.
조직의 업무플로를 "본인.대리인 관계"의 틀로 분석하는 정보경제학의
측면에서 봐도 이런 상황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게 분명하다.
본인(국민)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데 행정을 위임받은 대가로 그 세금을
축내는 대리인(여기서는 부총리와 그의 관료집단)의 머리가 여전히 3공
그대로이니 통신구와 우편열차에까지 불이 나는등 희대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게다.
하기야 대리인이 아무리 못마땅해도 본인들은 어쩔수가 없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화가 나봤자 술자리에서 안주삼는 것으로 권리를 행사하는게
고작이다.
그래서 본인중에 어떤 이들은 개발연대의 산물인 기획원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며 부총리가 지금 시대에 왜 필요하냐고 푸념하는가 하면 심한 경우엔
대리인의 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까지 말한다.
대리인의 입장에서 보면 극언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해도
대리인이 된 이상 본인들의 충정이 어디에 있느냐는 살펴야 한다. 중심을
잡고 일에 달려 드는 참대리인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심정을 본인들은
그렇게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더구나 지금은 경제전쟁시대가
아닌가.
경제대리인들의 총지배인격인 정부총리가 요구한 허니문기간도 끝났다.
납작 엎드려만 있을 때가 아니다.
있더라도 눈감아 주는게 관례처럼 돼 있다고 한다.
대통령이 국정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는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허니문기간"을 설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정재석부총리가 취임한지도 100일이 지났다.
취임초 가격현실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긴 했으나 그동안 그는 미국의
대통령처럼 언론과 대체로 밀월관계를 유지했다고 본다. 정부총리 자신도
"업무를 조용히 파악하기위해 한 3개월동안 공식인터뷰나 외부강연을 삼가
겠다"고 했고 언론들도 그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이는등 "예우"를 마다
하지 않았다. 정부총리가 무한경쟁시대에 등장한 경제총수인만큼 그에 대한
기대 또한 클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100일을 넘긴 지금 국민들에게 투영되고 있는 정부총리의 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아직도 국민들의 희망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을까.
모르긴 해도 국민들은 "No"라고 답할 것만 같다. 경제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부총리의 모습이 이미 사라져 버린것 아니냐"는 반문을 서슴지
않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정부총리는 그동안 지나치리만큼 조용했다. 재탕 3탕에 항상 똑같은
결론만을 내놓는 물가장관회의를 주재한것 이외엔 이렇다할 행동도 발언도
없었다. 농특세도입과 휘발유특소세인상으로 나라가 시끄러워도 그는 입을
봉했고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계획서 검증과정에서 미국과 이면 협약이
있었느니 없었느니 떠드는데도 그는 용케도 사안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경기문제만 해도 그렇다. 부총리 이전에 경제기획원장관으로서 한마디
했을 법도 한데 그는 역시 오불관언하는 인상이 짙다. 경제부처들이 기구
개편의 방향을 몰라 갈팡질팡해도 코치 한마디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
이었다.
자율화시대의 부총리는 이렇게 조용해야하고 또 주무부처에 권한을 최대한
주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하긴 맞다.
그러나 "경제의 기획 운영과 각 중앙행정기관의 기획에 관하여 관계각부를
총괄 조정한다"(정부조직법 제23조3항)는 경제기획원장관의 권한과 역할로
볼때 그의 존재는 아무래도 희미하기만 하다.
부총리가 왜 나서지 않느냐를 여기서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서부영화의 주인공 "돌아온 장고"처럼 화려하게 무대에
다시 선 그가 과거의 영화를 더듬으며 3공으로 회귀하는듯한 "기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단의 인터뷰도 서면답변으로 대신하기가 일쑤고 "직접
대담은 언론사 창간기념일에나 하겠다"는 식의 "시혜적 발상"을 갖는 것은
과거시대의 권위주의 내지는 언론기피증이라고 해도 달리 할 말이 없을
게다.
경제기획원엔 언제부터인가 "병풍보고서"도 나돌고 있다고 들린다. 보고서
낱장을 철하지않고 미리 제작된 병풍에 붙여 한눈에 보게하는 3공식 보고
행태가 부활했다는 것이다.
듣고 싶지도 믿고 싶지도 않지만 이런 소리가 과천 관료사회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관주도의 "변화와 개혁"이 이미 물건너 갔다는 것을 암시
한다. 복지부동에서 복지안동화한 관료사회가 이번에는 땅속 깊숙이 들어가
매지부동한다는 말이 시중에 떠도는 것도 그냥 지나칠 일만은 아닌듯 싶다.
조직의 업무플로를 "본인.대리인 관계"의 틀로 분석하는 정보경제학의
측면에서 봐도 이런 상황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게 분명하다.
본인(국민)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데 행정을 위임받은 대가로 그 세금을
축내는 대리인(여기서는 부총리와 그의 관료집단)의 머리가 여전히 3공
그대로이니 통신구와 우편열차에까지 불이 나는등 희대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게다.
하기야 대리인이 아무리 못마땅해도 본인들은 어쩔수가 없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화가 나봤자 술자리에서 안주삼는 것으로 권리를 행사하는게
고작이다.
그래서 본인중에 어떤 이들은 개발연대의 산물인 기획원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며 부총리가 지금 시대에 왜 필요하냐고 푸념하는가 하면 심한 경우엔
대리인의 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까지 말한다.
대리인의 입장에서 보면 극언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해도
대리인이 된 이상 본인들의 충정이 어디에 있느냐는 살펴야 한다. 중심을
잡고 일에 달려 드는 참대리인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심정을 본인들은
그렇게 표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더구나 지금은 경제전쟁시대가
아닌가.
경제대리인들의 총지배인격인 정부총리가 요구한 허니문기간도 끝났다.
납작 엎드려만 있을 때가 아니다.